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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호 교육칼럼 풀씨>(4) ​​​​​​​온라인 학교 2  

입력 : 2020-04-04 02:52:43
수정 : 2020-04-04 02:54:56

<전종호 교육칼럼 풀씨> (4)                                                     
온라인 학교
2

 

전종호(백마고등학교 교감)

 


 

 

 

코로나 19가 사회 각 영역에 쓰나미를 몰고 오고 있다. 금융과 실물경제를 넘어 일자리 등 생존권과 삶의 미시적 영역에서의 사회적 약자의 인권까지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로 빨리 온 미래에 불의의 일격을 맞고 있다. 장기적이고 기약 없는 개학 연기로 인한 온라인 학교 구축문제로 전국이 난리이다. 모든 재난이 그렇듯 예고 없이 닥친 코로나 19의 파급 범위나 기간을 예측할 수 없었던 탓으로 교육당국이나 단위 학교는 장기적인 등교부재 상황을 예상하고 있지 못하다가 허둥지둥 갑작스럽게 온라인 학교(원격교육)를 준비하고 있다.

단기간에 급박하게 추진하는 온라인 학교구축의 문제점은 크게 단위학교 교사의 디지털 수업역량과 준비상황, 하드웨어적 차원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네트워크, 학습자인 학생들의 온라인수신체계의 현실과 점검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점검되어야 한다.

ICT의 발달로 교사들의 디지털 기술과 리터러시는 많이 향상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칠판 중심의 수업에서 많이 벗어나 있고 평소에도 거꾸로 수업 등 ICT 활용수업이 자주 있어 동영상 제작 등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영상을 활용한 교실 수업과 온라인 수업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업 촬영, 플랫폼 탑재, 쌍방향 소통, 인강과는 차별화되는 온라인 안에서의 다양한 수업방식의 구현, 청장 교사간의 디지털 능력 차이의 보정 등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할 대책들이 필요하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원격교육 선도학교를 지정하고, 학교별로 원격교육 대표교원을 선정하여 전국 1만 커뮤니티에서 논의된 온라인 연수를 전달하고 교내 원격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 또한 구글 행아웃 및 미트, Zoom, MS 팀즈, 시스코 Webex, 카카오라이브톡 등을 활용하는 교원 스마트교육 역량강화 직무연수를 조직하여 교원들의 디지털 수업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력하고는 있으나 단기간에 갑작스럽게 그것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 의도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 준비하는 과정의 단기간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하드웨어 또는 플랫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위해서는 필요한 PC와 수업 운영 프로그램 서버 확충 등 물리적인 환경이 정비가 시급하다. 수업분석실을 따로 두어 수업을 촬영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과 설비를 갖춘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교는 별도의 수업 촬영공간이나 촬영 설비가 부족한 형편이다. 교실에서 수업을 촬영해도 이것들을 탑재할 수 있는 단위학교 온라인 플랫폼이 따로 없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학교온>, e학습터도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교사가 활용하는 데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결국은 현재 EBS가 활용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확실한 플랫폼이다. 이미 EBS 온라인 클래스는 전국적인 폭주적인 접속으로 터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수업영상 생산이나 플랫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 온라인 개학의 시기가 얼마나 연장될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적어도 당분간은 학교마다 EBS 온라인 강의에 링크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 자체의 온라인 수업은 진행되겠지만 충분히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감염병 상황이 일찍 종식된다면 온라인 수업을 위해 현재 지원되는 예산은 소모적이거나 이중경비가 될 가능성도 있다. EBS의 기능과 용량이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공교육이 민간 기업에 의존하는 상황이 올 수 도 있다.

 

 

현재 여러 학교에서 구글 클래스룸이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상용되는 플랫폼인데, 사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교사들이 학습 자료 및 수업 영상에 대한 저작권, 초상권 문제, 상업적 도용 문제 등의 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에서의 사교육이 온라인에서의 사교육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참에 잠정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교육의 형태로 온라인 학습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라는 차원에서 이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지속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집안에서 학교에서 준비할 수 있는 수업을 잘 전달받을 수 있는 수신체계의 점검도 필요하다. 집집마다 수신할 수 있는 PC는 확보하고 있는지, 와이파이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자유분방한 아이들을 컴퓨터 앞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유인체제는 확실한지, 아이들의 수업을 도와줄 수 있는 학부모들의 준비 정도는 어떠한지, 이것들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방법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학습여건의 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자태를 자랑할 틈도 없이 홀로 피다 지는 개나리와 벚꽃과 목련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교육의 앞날을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물어봐야 하는 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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