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㉖ 족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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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천 살던 족제비 어디로 갔을까?
나를 빤히 보던 까맣고 똥그란 눈망울
족제비는 식육목(食肉目) 족제비과의 포유류로서 우리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친근한 동물이기도하다.
필자는 공릉천 자전고도로가 나기 2년 전에 공릉천 생태복원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있고, 봉일천중학교에 근무를 해서 매일 공릉천을 뚝방을 해매고 다닐 때 그곳에서 만난 족제비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머리가 납작하고 주둥이는 뾰족하며 귀가 작고, 몸은 근육질로 가늘고 길며, 네 다리는 짧은데 온몸이 밝은 갈색으로 허리가 유난히 길고 날씬하다.
꼬리가 여우처럼 두툼한 작은 녀석이 쏜살처럼 도망치다 두 발을 들고 미어켓처럼 뒤돌아서 나를 빤히 보던 그 까맣고 똥그란 눈망울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한다.
다양한 먹이 자원 이용
우리나라 속담에 ‘족제비는 먹이 탐내다 치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족제비는 매우 다양한 먹이 자원을 이용한다.
족제비에게 후각, 청각은 뛰어 나고 성질이 극히 사나워 필요 이상으로 사냥감을 죽이는 습성이 있다.
닭장에 침입하여 닭을 죽이는 사고를 치기도 해서 시골에서는 닭장 땅굴을 파고 침입하는 족제비 방어에 매우 어려움을 토로한다. 야행성으로서 먹이는 뱀·개구리·조류, 귀뚜라미, 메뚜기, 여치 등의 곤충이나 쥐, 토끼, 살무사와 같은 독사도 죽일 정도로 생태계의 조절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제비는 자연계에 있어서 야서구제(野鼠驅除)의 기능 즉, 쥐 같은 해로운 동물을 없애는데 중요한 생태적인 역할이 크므로 국가적으로 적극 보호하여야 한다는 연구도 있다.
지상에서 단독 생활, 물가를 오고가며 살아
족제비는 대부분 지상에서 단독으로 생활하며 다른 짐승이 뚫어놓은 굴이나 나무뿌리 또는 인가 근처의 돌 밑 등을 둥지로 하고 있는 생육특성을 갖고 있다. 네 다리의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으며 발바닥에는 털이 거의 없어 평지에서부터 낮은 산에 걸쳐 물가에 많으며 헤엄을 잘 친다.
공릉천은 이런 특성을 가진 족제비에게 아주 좋은 삶터였다.
그러나, 공릉천에 제방이 생기고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물가를 오고가며 살던 족제비는 삶터를 양보하는 눈물어린 미덕을 발휘(?)한다.
자전거 도로가 나면서 파주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로 변하고 난 뒤로 몇 번을 다녀보아도 족제비는 보이지 않았다.
생태적인 고민과 지식이 없이 저지른 서식지의 파편화로 담비와 비슷하면서도 담비처럼 보호받지 못하지만 야성의 귀요미 족제비는 생태계의 순환고리를 이어줄 공간을 찾아서 계속 북상하고 있는 중이다.
#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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