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과학스토리 ㉝ 핵력은 왜 핵 안에서만 작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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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졌던 궁금증 중에 하나는 핵력에 관한 것이다. 중력은 무한히 길게 영향을 미친다. 빛으로 표현되는 전자기력도 무한히 길게 영향을 미친다. 물론 거리가 멀어질수록 힘은 약해진다. 그런데 핵력은 원자 핵의 안에서만 작동한다. 만약 핵 밖으로도 힘이 작용했다면 모든 물질들이 서로 들러붙어서 우주는 다시 한 점으로 변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의문은 나만 가진 것은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물리학자가 아니므로 이강영박사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힘을 매개하는 입자가 무한한 거리에 빛의 속도로 힘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질량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이론으로도, 실험으로도 증명이 된 명백한 사실이기도 하다.
경희대 신문에서 스크랩한 그림이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델이다. 이 모델에는 중력자가 없지만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광자의 질량(mass)은 제로다. 질량이 없다는 말이다. 질량이 없는 존재를 상상하는 것은 우리의 직관이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재로 존재하며, 이렇다고 가정하고 설명을 하면 모든 물리현상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중력 또한 무한한 거리에 영향을 미치므로 질량이 없을 것이 확실하다. 핵력이 원자핵이라는 아주 좁은 영역에서만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핵력을 매개하는 입자는 질량을 가질 것이라고 가정한 사람은 일본의 이론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1907 ~1981)였다. 그는 이 공로로 일본인 최초로 194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다. 나중에 핵력이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으며, 히데키의 이론은 약한 핵력과 맞아 떨어졌다. 표준모델에서 보면 약한 핵력은 질량를 가진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핵력은 질량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한한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강한 핵력은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쿼크들이 가까이에 있을 때는 힘이 약하며 오히려 멀어질수록 강한 힘을 가진다고 한다. 중력이나 전자기력과는 정반대의 힘을 가진 것이다. 이강영 박사는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른척하다가 멀어지면 안타까워하는 행태’가 인간과 비슷하다고 농담하기도 하였다. 강한 핵력은 서로 멀어질수록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자핵 밖으로 나갈 정도로 멀어지면 즉시 그 에너지를 이용하여 ‘반쿼크‘를 만들어서 중성인 상태로 변한다고 한다. 강한 핵력은 아주 강력하지만 원자핵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이유다. 에너지가 생기면 원자핵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스스로 짝을 만들어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다. 모태 솔로의 정반대로 작용하는 것이 강한 핵력이다.
강한 핵력이 이런 방식으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우주가 들러붙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상으로 우주의 4가지 힘과 입자물리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다.
‘과학책을읽는보통사람들‘ 회원 허심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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