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신문

화가의 작품으로 임진강 파주를, 자연이 그린 임진강 연천을 관람하는 호사를 누리다.

오피니언 | 작성일: 2025-12-17 16:16:43 | 수정일: 2025-12-17 16:16:43

화가의 작품으로 임진강 파주를자연이 그린 임진강 연천을 관람하는 호사를 누리다.

연천 임진강변에서 소소한 일상 스케치한 김시하전용주 작가 부부 

                                                       노현기 에세이 

 

우리동네 화가 부부 김시하전용주 작가가 소소한 일상 스켓치를 전시하는 연천 임진강변의 카페갤러리에 가는 김에 두 분 작가와 임진강 연천 두루미도 보기로 했다.

전용주 작가는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선 코앞 마을인 우리 동네 마정리에서 태어났다부모님이 임진강 건너 민통선 지역인 장단 출신인데 한국전쟁 이후 마을로 갈 수 없게 되자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마정리에 자리 잡았다민통선이 해제되면 언제든 고향으로 가려고 한 것인데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그림 동료 김시하 작가를 만나 결혼해서도 마정리에 살면서 분단의 상처를 간직한 임진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생명들을 그리고 있다

‘2016년 임진강생명평화축제 – 강변살자를 할 때 아이들시민들과 임진강에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걸게 그림 그려준 것이 인연이 되었는데 후에 내가 같은 마을로 이사를 왔다.  

나는 두 분 작품에 임진강 파주 구간만 보이는 게 아쉬워 지난 여름 상류인 임진강 연천 구간을 같이갔는데 그때 임진강변에 있는 카페 갤러리 GRIMÉ를 둘러보고는 그곳에 전시회를 열었다마침 두루미가 올 때 다시오기로 했는데 겨울에 전시회를 하니 딱 좋다

북한의 두륜산에서 발원한 임진강은 북에서 남으로 수직으로 흐르다 연천에서 DMZ를 통과해 파주로 접어들면서 거꾸로된 자 모양으로 급격하게 서쪽으로 꺾여 흘러 파주로 접어든다파주에서는 마정리사목리장단반도대동리 논을 적시며 김포와 북한의 황해도가 마주보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 교하(交河)에서 한강과 만나 황해로 흘러간다

우리 동네 파주 마정리에서 연천까지는 임진강변으로 뻗은 36번 국도를 달려 자동차로 불과 30분이면 가는 거리지만 산 골짜기 사이를 계곡으로 흐르는 연천과 평야를 적시는 파주 구간 풍경은 같은 임진강이지만 확연히 다르다.

시원한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도 작품같은 갤러리에 전시된 두 작가의 작품에는 호로고루 성지에서 본 임진강 주상절리가 신비롭게 뻗어있다민간인통제구역 안 덕진산성 위 팽나무는 한참 아래 강물 위에 한국전쟁 이후 인간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 아름다운 초평도를 내려다 보고 있다강물 위로 기러기들이 날고 배후습지에서는 백로들이 쉬고 있다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속 임진강 풍경은 연초록 봄빛이었다

한반도에는 겨울철에 총 7종의 두루미들이 오는데 모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이고 두루미는 천연기념물이다강화부터 철원까지 민통선 지역은 7종을 모두 볼 수 있다우리가 흔히 학이라고 부르는 두루미는 DMZ에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오직 강화파주연천철원에서만 볼 수 있다.  

작품 속에 있는 임진강을 보고 잠시 군남댐홍수조절지 아래에서 쉬고 있는 두루미들을 보러갔다멀리 강건너 모래톱 위에 십여 마리 두루미 중에는 학춤을 추며 사랑을 고백하는 친구도 있었다

민통선 안쪽을 흐르는 임진강을 한탄강지키기운동본부 김경도 이사가 안내해 줬다한탄강지키기운동본부는 ()내셔널트러스트와 함께 민통선 안 임진강 변에 땅을 사 두루미들이 잘 먹는 율무를 심었다연천군청에 제안해 시민들이 돈을 모아 두루미를 위해 산 땅이라는 안내판도 세웠다김경도 이사가 검문소에서 ‘00번지’ 간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데 좀 부러웠다그 당시 파주도 사고 싶었는데 파주 민통선 안은 땅값이 너무 비쌌다남북관계가 좋을 때마다 서울 사람들이 땅을 사 땅값을 잔뜩 올려 놓았다.  

꽤 높아 보이는 산골짝 아래로 강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길옆 여기저기 율무밭에는 두루미 가족들이 2~4마리씩 율무를 주어 먹고 있다율무 먹는 두루미는 세계에서 연천 밖에 없다고 들었다.  

 

노의장 나는 말야연천 두루미들이 너무 이뻐산마다 가족 단위로 두 마리세 마리네 마리씩 있는 게 너무 이뻐.” 

형님 나두파주는 논마다 가족 단위로 있잖아연천은 산에 가족 단위로 있고 그게 너무 이쁘고 평화로 와 보여사실 두루미들이 떼지어 있는 철원은 별로야.”

나두 철원은 왠지 두루미를 사육한다는 느낌이 들어봐라 얼마나 좋니 가족끼리 여유롭게.” 

 

철원분들 앞에서는 절대로 해선 안되는 말이다사실 강화파주연천철원 사람들이 모이면 전부 자기 동네 두루미가 최고라고 우겨댄다한탄강지키기운동본부가 산 율무밭을 지나면서 김이사가 또 자랑한다

 

봐 지금 우리 땅에 두루미 있잖아쟤들 저기 살아.” 

형님네 땅 쟤들한테 뺏긴 거야이제 형네 땅 아냐.”

그래 그러네이제 두루미 땅이다노의장 우리 땅 또 살 거다땅 사면 또 한 3년은 땅값 갚아야겠지.”

그거 사람들이 같이 사는 거 아녜요한 구좌 얼마씩.” 

그렇게 하는데요일단 땅을 사고 그렇게 모아서 갚아야 해요모아서 사려면 못 사요그사이 땅값이 올라요지난번에 이 땅 살 때 3년 걸려 갚았어요.”

 

올라가는데 2~3백 마리 무리들이 앉아서 바쁘게 일하고 있다가까운 거리라 두루미들이 놀라 날아갈까 봐 차에서 셔터를 눌러 댔는데 어느 순간 두루미들이 목을 바짝 치켜들더니 일제히 날아 올랐다우리가 날린 줄 알고 미안했는데 조금 있다 전봇대 공사용 장비를 실은 대형트럭 수십대가 우당탕 거리며 내려오고 있다트럭들 때문에 두루미들 몇 시간 일한 게 허사가 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 새로 생긴 무덤 아래서 몇 백마리 두루미 무리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또 봤다먹고 노느라 정신없다처녀 총각들이 쌍쌍 파티하는 거다주변에는 2~4마리씩 여유롭게 낙곡을 먹는 식구들도 있다한참 사진을 찍는데 두루미들이 떼지어 날았다

 

이상하다우리 땜에 나는 게 아닌가 봐가족들은 안 날아가는데 쌍쌍파티하던 처녀총각들만 날아.” 

퇴근하나 보다잠자러 임진강으로 가는 거야조 아래 잠자리터가 있거든.” 

 

임진강 연천에서 가장 멋진 망재여울을 거쳐 굽이치는 구간은 차에서 내렸다두루미 몇 가족 앉아 있는 있는데 오후 빛이 내린 물빛이 멋지다

검문소를 나와 파주로 오는 길 북쪽을 향해 인사를 하는 그레이팅맨이 서 있는 옥녀봉으로 향했다옥녀봉에서 내려다보는 북녘땅을 배경으로 한 임진강 풍경은 압권이다.  

그레이팅맨 뒤로 해가 떨어지고 산 색은 은은한 주황빛이 물들기 시작했다하늘에는 독수리 몇 마리 멋진 날개를 펴고 유유히 날고 있다

임진강 파주의 최고 멋진 풍광을 그린 작품을 보고 자연이 그린 임진강 연천을 돌아본 날 눈이 최고로 호강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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