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신간 책꽂이] 부끄러운 세계문화유산 ‘군함도’

입력 : 2017-03-28 17:37:00
수정 : 0000-00-00 00:00:00

 

부끄러운 세계문화유산 ‘군함도’

 


MBC 무한도전에서 ‘군함도’를 다루면서 조금씩 알려진 하시마. 군함처럼 생겼다하여 하시마라는 이름보다 군함

도로 더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이곳 하시마 탄광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은 800여명이 되었다. 지하 1Km가 넘는 해저 탄광에서 배고픔과 위험 속에서 하루 12시간동안 석탄을 캐야 했던 조선인 광부들.

 

일제강점기때 죽거나 미치지 않고서는 빠져나올 수 없었던 지옥섬 군함도를 그림책으로 대면할 수 있어 반가웠다. 다만 주인공인 여자아이 가윤이가 군함도로 끌려간 과거의 쇠돌이를 만나는 과정이 다소 어색해 보인다. 문학작품이지만 역사적 사실

을 친절하게 알려주려는 느낌이 든다. 고백컨대, 역사 동화를 쓰는 나 역시 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늘 괴롭다.

 

그래도 <군함도>를 그림책으로 만나는 기쁨이 더 크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더니 듣는 내내 진지했고, 질문도 많았다. 그림책은 짧지만 그림과 글에 담긴 메시지가 강하다.

 

“기억해야 해요!”

 

<군함도>를 읽고 이야기를 나눈 후 한성이가 내게 한 말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아이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림책 <군함도>를 읽고 난 후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문영숙 작가의 <검은 바다>와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를 읽어보면 좋겠다. 문영숙 작가의 <검은 바다>는 해저 탄광인 조세이 탄광으로 끌려간 소년 이야기이고,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는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조선인 광부들의 군함도에서의 비참한 삶과 1945년 8월 9일 11시 2분에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 패트맨의 위력(?)을 그리고 있다.

 

작년,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로부터 중국내 자동차 모델 제의를 받은 배우 송혜교가 모델 제의를 단칼에 거부할 수 있었던 것도 역사를 기억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는 군함도 뿐만 아니라, 사할린 등에서 탄광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조선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전범기업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응답이다. 2017년, 우리들은 무엇을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동화작가 장경선

 

#61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