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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획] 우리는 놀이, 터로 간다 (5) 놀이터탐방2–산내마을6단지놀이터

입력 : 2017-04-07 17:01:00
수정 : 0000-00-00 00:00:00



 

그리운 골목길과 ‘동과 동’ 사잇길

골목길은 서로와 서로를 잇고 사람을 흐르게 한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서인지 어릴 적 동네 골목길 같은 것은 없다. 예전의 한옥주택과 주택 사이의 골목길은 고급 빌라단지에서나 걸어볼 수 있고, 아파트 동과 동 사이가 골목길이 되었다.

이 아파트 동 사이의 골목길마저도 아파트 건설업체에 따라 벽이 되기도 한다. LH 아파트와 브랜드 아파트 사이에 철조망이나 카드비밀번호가 존재한다. 보안을 위한 장치이겠으나, 타인들에게 얼마나 개방을 허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가 확연히 바뀐다. 사는 곳은 바로 옆 아파트, 옆 마을이라면 너와 나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건설업체에 따라 ‘너와 나’를 구분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 이 곳 운정지역에는 자고 일어나면 없던 길도 생기고, 불모지였던 공터에 하나 둘 씩 새로운 아파트와 빌라들이 지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새로운 놀이터들이 만들어지고 있어 우리 아이들을 부른다.

2013년도에 입주를 시작한 산내마을 6단지 놀이터는 파주맘에서 자전거를 받을 때 우연히 놀러가 보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롭게 오픈한 운정홈플러스에 쇼핑을 마치고 놀러가 보았다. 악기모양으로 디자인된 미끄럼틀을 포함한 조합형 놀이 기구와 놀이터 옆 산책로가 눈길을 끌었다.


▲ 산내마을 6단지 놀이터에는 어디에도 없는 방방 놀이기구가 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놀이터

미끄럼틀의 미끄러짐 정도는 입은 옷의 소재에 따라 달라진다. 천의 성질에 따라 미끄럼 면에 달라붙는 것에서부터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혼자 탈 때랑 엄마랑 같이 탈 때랑 친구랑 같이 탈 때 그 무게에 따라서도 속도감이 다르다. 어떻게 타야할 지 모르는 아이를 위해 같이 타 주다가 혼자 타도록 격려하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셋이다 보니 기차처럼 줄을 지어 타기도 하고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자기만의 놀이방식을 찾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대견하다.

미끄럼은 한곳에서 다른 놀이 장소로 가는 놀이 길이 되기도 한다. 반복해서 미끄럼을 타려면 아이들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런 돌아가는 행동도 놀이가 된다. 그래서 그저 기어오르는 언덕일지라도 미끄럼은 항상 다른 놀이 활동과 결합될 수 있다. 주로 길놀이와 연결되는데 길놀이는 어떤 한 구간을 걸어가는 놀이다. 이 놀이는 목표물이 있고 보통 놀이의 가치가 낮기 때문에 기어오르기와 또 이어진다.


▲ 놀이기구가 음악놀이터로 디자인 되어 있다

 

결합놀이기구가 놀이 가치 높여

기어오르기 놀이 기구는 플랫폼과 탑, 오두막, 미끄럼틀을 연결해주는 기구일 때 재미있고 놀이의 가치가 배가 된다. 또한 평행봉, 매달리기 밧줄, 구름다리, 기어오르기 그물, 뜀뛰기 판, 미끄럼틀, 줄다리기 등은 단독놀이로는 흥미가 반감되지만 다른 놀이와 연결하면 아주 훌륭한 놀이 기구가 된다. 결합된 놀이기구가 많을수록 놀이 기구의 재미와 가치가 더욱 커지는데 마치 어릴 적 명절 때만 귀하게 받았던 아버지의 과자종합선물세트를 떠오르게 한다.

이 놀이터에서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놀다가 무섭거나 몸이 지치거나 또는 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면, 같이 노는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고도 언제든지 놀이를 중단하거나 그만두고 나갈 수 있는 비상통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 놀이터는 즐겁다.

 

산내마을에만 있는 ‘방방 놀이기구’

이 산내마을 6단지 놀이터는 다른 놀이터에는 없는 방방 놀이기구가 있다. 실내놀이터 점핑파크나 스카이 방방에나 가야 탈 수 있는 것이 야외 놀이터에 있어 신선해보였다. 여기에는 두 군데 있다. 하늘을 향해 방방 점프를 하며 아이들이 무척 신나한다. 우리아파트 놀이터에는 없는 것이라 부러울 따름이다.

며칠 전 재활용 분리수거대 앞에 버려진 매트리스위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은 참으로 대단히 창의적이다. 뭐든지 놀만한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놀이를 만든다.

바깥 놀이터에서는 실컷 노는 만큼 우리아이 주근깨가 한 개 더 늘어간다.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해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야 한다. 요즘은 미세먼지와 너무 눈부신 햇살 때문에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많이 놀아주지 못 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놀이터소개꾼

노은경(만화가• 다둥맘•2부편집위원)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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