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30) 파워 공감
수정 : 0000-00-00 00:00:00
파워공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생각한다면 그건 함께 있는 것과 같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의 명대사이다. 그 말에 동감 한표를 보낸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혹은 사물과 사물일지라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절절하고 진실되다면 그들끼리는 공감의 에너지가 상호작용한다고 믿는다. '사랑'이라는 말의 어원이 '생각하는 양'에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 또한 맥락이 같지 않을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그 양이 절대적으로 넘칠 때 그것이야말로 사랑이 아닐까.
밤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라디오에서 귀익은 음악이 나오고 그러다보면 그 음악을 듣던 그때 그 순간으로 감성이 점프한다. 그리움이 사무쳐 심지어 그때의 정취가 느껴지는 것과 같은 느낌도 든다. 세상은 바삐 돌아가고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새 밤은 찾아오고 한 주에 한두번 쯤은 예전을 회상하게 된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문구는 늘 우리에게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를 살라고 외치지만 누구나 과거가 없는 현재를 가질 수 없다.
달은 그냥 떠 있을 뿐인데 기분이 우울한 사람은 달에 우울한 감정을 이입하고, 즐거운 사람은 달이 참 밝구나라고 기쁨을 이입하게 된다. 달과 내가 동일시 되는 것이다. 사람 또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도 타인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지만 그와 나와의 간격이 좁아지고 심지어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면 그의 고뇌와 비애 혹은 반대로 기쁨과 환희가 내 것이 되고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공감 능력의 최대치를 촌스럽지만 '파워 공감'이라고 이름지어 본다.
살면서 모든 사람과 파워 공감을 할 수는 없다. 갈아진 원두에서 커피가 만들어지고 여과기에 남겨진 알멩이들. 인간관계는 조금씩 진짜만 남는다. 그 진짜들의 공통점은 바로 파워 공감이다.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도 모르게 귀 기울이게 되고 그 인생의 설움을 애잔한 마음으로 껴안고 싶어질 때. 그 사람과 나는 동지애를 가지게 되고 네가 울때 나도 눈물이 나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설명이 힘든 것 무언가다. 오늘 저녁은 파워 공감 중의 공감을 느끼는 친구와 함께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어진다. 그 향은 너무나 짙고 쓰고 달콤할 것 같다.
(김유진, 아멜)
#63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