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32) 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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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왔다. 인터넷은 친절하게도 내 투표소(문발초등학교)를 찾아주었다. 신분증도 잘 챙겼다. 모두 다 준비해놨는데도 무엇인지 모를 허전함이 뒤통수로 사악 지나갔다. 맞다, 오늘 어버이날이지!
부랴부랴 빵집으로 가서 먹음직한 쉬폰 케잌과 초를 샀다. 엄마~ 아아아 아빠~ 불효녀를 용서하세요.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가 늘 그랬듯 드라마를 보고 있던 엄마와 뉴스를 보고 있던 아빠에게 “막내 왔어요~!!” 하고 크게 호들갑을 떨었다.
엄마는 “왔어? 밥은?” 하며 내 끼니를 걱정하시고, 아빠는 목소리는 생략한 채로 한쪽 손만 드시면서 눈빛으로만 안녕? 하신다. 어릴 때 아버지는 어마무시하게 무서우셨지만 우리 삼남매 생일 때마다 케잌을 사오셨다. 그 옛날의 케잌은 요즘처럼 과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엄청 크고 꽤 달았다.
엄마는 요즘 무릎이 많이 안좋으시고 아버지는 발목이 자주 부으신다. 얼마 전 부모님, 언니와 벽초지문화수목원을 다녀왔는데 생각만큼 많이 둘러보지 못했다. 조카들이 키 크는 모습을 보며 “너네가 이렇게 빨리 크는데~ 내가 안늙는게 이상하지!”라고 말씀하셨던 엄마의 애교섞인 푸념이 떠오른다.
한때는 어여쁜 공주고 늠름한 왕자였을 그들이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처음 부모가 되었고 지금까지 우리를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주셨다. 5월에 가장 챙겨야 할 날은 어버이날이 아닐까. 어른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엄마 아빠들은 많이 외롭고 허전하다.
지면을 빌려 부모님께 말해본다. “어버이 은혜, 고맙습니다. 그리고... 김 전구 씨, 권오숙 씨 사랑합니다!”
(김유진, 아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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