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우리 청소년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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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광화문 집회 참가 소감문
나는 거기서 국민들의 분노를 보았다.
국민이 준 소중한 공권력을 일개 민간인에게 이임하는 어리석은 대통령에 대한, 국가에 대한 분노.
자그마치 백만 명이나 모였다. 물론 그 백 만 명만 분노한 게 아니다. 박근혜의 측근과 보수 세력들은 내 알 바 아니야 라며 신경을 끄겠지만 어리석은 그들 말고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들 모두가 분노했을 것이다. 아니 분노했다. 나 역시 분노했다.
대한민국에서 교육받고 있는 학생으로서. 그러나 그들과 나의 분노는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다. 백 만의 국민들이 소망을 담은 촛불이 아름답게 타오르고 있는 것을. 대통령 하야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 그 노래는 내가 들어본 노래 중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였다.
한편으로 나는 가슴이 아팠다. 온 국민이 분노했다. 그들이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이다. 얼마나 정치를 못했으면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이렇게 화가 나 있는 것일까? 또한 어이없기도 했다. 도대체 정치를 얼마나 못했으면 전 국민들이 분노하는 걸까, 얼마나 정치를 못했으면…….
나는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을 들었다. 대통령과 국가에 대한 조롱, 다시 한 번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를 재건하자는 말, 대통령을 하야시켜 감옥을 보내자는 둥, 하나 같이 일리 있는 말이다.
나는 학교에서 이렇게 배웠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게 뭔가? 국가의 권력을 국민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에 관련된 사람이 좌지우지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정유라가 타고 다니는 말조차도 이건 말도 안 돼 라고 할 것이다.
정유라는 학교에 28일밖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장까지 받은 아주 대단하신 분이다. 그럼 우리 학생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건가? 우리의 선배들이 밤을 지새워서 열심히 공부하는 건 뭐가 되는 거냔 말이다.
학생들의 노력은 정유라 앞에서는 개똥만도 못한 취급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나도 그냥 공부 때려치우고 말이나 살까? 참 웃지 못 할 생각이 나의 뇌를 자극한다. 나는 학생으로서 민주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건 겉만 번지르르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철저히 붕괴했다. 그러나 아직은 재건할 수 있다. 내가 집회에 참가한 이유 중 하나이다.
나와 같이 집회에 참가한 형, 누나, 친구들은 상가 앞에서 멈춰서야 했다. 인파가 너무 많고 혼잡하여 깔려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말은 이거였다. 가면 안돼요, 길 없어요, 뒤로 가세요 등등 질서유지가 시급했다. 그 다음 우리는 광장에서 나눠준 태극기를 들고 외쳤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우리들은 두 시간 동안 그렇게 외쳤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고 일부 언론사들은 우리를 찍어갔으며 우리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용돈을 주었으며 어떤 국회의원은 우리와 같이 외쳐주었다. 응원에 힘입어 우리는 계속 구호를 외쳐댔다. 우리는 힘들지 않았다. 응원과 찬사와 격려를 받았으니 말이다.
나는 장담한다. 우리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민주주의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음 을.
정유라 같은 사람이 다시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기를 말이다. 이상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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