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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협동조합협의회 탐방 <4> 말산업협동조합

입력 : 2015-05-14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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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말고 말 타러 오세요”



 



말산업협동조합 최동철 이사





 



반짝이는 어이디어맨의 활략



유일레저타운에서 만난 최동철 이사가 건낸 명함에는 ‘말산업협동조합 일꾼& 창업디자이너’ 라고 쓰여있었다. 그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커피집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3년 동안 비어져있던 건물이었는데 말을 타러 온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소품들은 모두 기증받은 거예요. 물건을 기증하시면 커피를 무료로 드렸거든요.” 말과 커피와 협동조합이라. 조합이 재밌다. 



 



아직은 수익사업 못하고, 좋은 일만 하고 있어요.



“말을 취미로 타는 사람들이 말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좋은 일을 해보자고 모인 거였어요. 협동조합으로 시작하면 일을 나눠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



말산업협동조합은 말을 좋아하는 사람 6명이 2014년에 ‘말’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만든 협동조합이다. 일은 주로 최동철 이사가 한다. 유일레저타운에 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이곳에서 카페공간을 운영하면서, 말에 관련된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컨텐츠를 만들고, 말을 홍보하고 말과 관련된 수익사업 모델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작년에는 데이케어로 장애아를 돌보는 ‘함께걸음 의료사업’ 요청으로 중증장애 어린이들 승마체험을 시켜줬다. “승마체험을 하면서 아이들이 격하게 소리를 지르는데 내가 잘못했나 걱정했어요. 그런데 아이 어머니가 웃으며 아이가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승마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자기 정서를 표현하는데 큰 도움을 준대요. 그 뒤로 저를 찾아오는 장애 부모님이 계시면 아이들을 꼭 태워줘요.”



 



 지난주에는 어린이집에서 와서 체험을 하고 갔다. “아직은 수익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요. 좋은 일만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타는 말은 포니라는 영국산 종인데 큰 개만한 크기예요. 말에게 직접 당근도 주고 말도 타는 거죠. 그림책 속의 동물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타보고 할 수 있다니 아이들이 신나했죠.”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롭고 재미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한 단계 발전시켜 이미 만들어진 자본(승마장 등)과 연결시켜 홍보하고 수익모델도 만들고, 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디어와 네트워크 능력으로 협동조합을 꾸려나가니 꿩먹고 알 먹고이다.



 





▲마정리에 사는 16개월 된 아기가 말을 타고 있다.



 





▲아빠가 아들 승마를 도와 포니를 끌고 있다.



 



취미를 사회 공헌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협동조합



“일주일에 3일 출근을 해요. 협동조합도 기업인만큼 이윤을 추구해야 하죠. 우리 말산업협동조합이 알려지면 다양한 좋은 컨텐츠가 더 모일거라고 봐요.”



 



최동철 이사는 말산업협동조합에 대한 여러 가지 구상을 털어놓았다. 첫째, 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승마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것. 포니라는 작은 말로 지역요양원, 어린이집과 말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일반 주부대상으로 평일 무료 승마 체험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승마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가야 지속가능한 협동조합이 되리라 생각한다. 둘째, 수익모델로 말과 관련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고, 말똥과 커피찌꺼기를 섞은 퇴비로 허브를 키워 판매할 계획이다. 파주시협동조합 협의회에서 만난 ‘짝짝협동조합’과 함께 시제품을 만들었다. 셋째, 주변지역 마케팅 연계 MOU체결이나 말 캐릭터상품전 개최 및 캐릭터 상품 판매. 넷째, 말을 타는 야간 데이트 코스, 유일레저 10경 개발 등 수익모델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흘러넘쳤다.



 





▲어린이가 먹이로 준비해 온 당근을 말에게 먹이고 있다.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협동조합이지만, 지역사회와 연계된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아 일을 도맡아 꾸려가는 최동철 이사에게는 사회적 기업가의 마인드가 짙게 베어 있었다.



 



 “전국에 큰 자본을 들여 지은 비어있는 복합문화공간과 시설들이 얼나나 많습니까? 큰 자본 없이 네트워크와 아이디어만으로도 얼마든지 그 비어있는 자본의 빈 고리를 활용하며 지역사회에도 공헌하고 이윤도 창출할 수가 있어요.” 그 대표적인 모델이 파주의 말산업협동조합이 될 것이라 자부하고 있었다.



 



말만 말고 말 타러 오세요



파주 지역은 조선시대 중국 교역로인 의주로가 지나는 곳으로 마장리, 마정리, 마지리 등 말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말산업협동조합이 있는 곳은 마장리다. 마장리는 군마훈련장이면서 파발에 이용하던 말을 키우는 곳이었다. ‘말산업협동조합’이 있어야 할 곳에 둥지를 잘 튼 샘이다. “바람을 가르며 말과 교감하며 박달산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멋질 것”이라 하자 최동철 이사는 “말만 말고 말 타러 오세요”하고 말했다. 승마체험을 하려면 비용이 적잖게 들어간다. 그래서 귀족스포츠란 인식이 있지만, 옛날 조선의 상남자들은 한복바지에 말을 탔으니 승마복이니 모자니 격식을 꼭 차릴 일이 아니다. 선입견을 버리고 한 번 말을 타고 나면 교감하며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아이디어 넘치는 말산업협동조합 덕분이다. 봄날이 가기 전에 말이나 한 번 타러가야겠다.  



 



 



말산업협동조합 010.4148.7904



이메일 350845@naver.com



협동조합 취재기자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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