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보다 수다 / 체중을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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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보다 수다
체중을 줄이려면
탕약만으로도 체중 줄지만 운동 병행 않으면 안돼
한 달 전에는 무릎이 아파서 왔던 환자가 이번에는 김장을 하고 나니 허리가 아프다며 우리 한의원을 찾아왔다. 한 달 만에 온 그녀를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의 과체중 때문이었다. 그녀는 출산 전후 계속 체중이 늘었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복싱을 배웠다. 그런데 의욕이 넘쳐 무릎을 다쳤다. 나는 그녀의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30대 여성의 과체중은 출산과 체중관리 실패가 주원인
30대 후반 여성의 과체중 원인은 출산 후 체중관리 실패가 많다. 양육에 시간을 투자하느라 자신의 몸을 돌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운동할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더구나 꾸준히 하기는 힘들다. 그러니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기보다 손쉽게 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약이란 식욕 억제제와 탕약 모두를 포함한다. 한의원을 방문하는 사람 중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약만을 원하는 환자가 많다. 복부에 침을 맞고 뜸을 뜨면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는 환자도 많다. 물론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탕약 속 의이인(薏苡仁, 율무)이 식욕을 억제하고 마황(麻黃)이 열량대사를 높이기 때문에 탕약만으로도 체중은 준다. 하지만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요요현상이 쉽게 온다.
운동하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그녀를 응원해주고 싶었던 이유는 그녀가 약만을 원하지 않고 운동을 시작해서였다. 과체중 환자들이 운동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움직이지 않던 근육을 움직여서 근육통이 생기고 체중이 관절에 무리를 주어 관절통까지 동반되기 때문이다. 이삼일 운동하고 나서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한다.
그녀가 복싱운동을 어떤 형태로 하는지 상세히 들었다. 팔 동작을 배울 때는 근육통 정도였는데 복싱 스텝을 배우고 나서부터 무릎이 아프다는 것이다.
“운동을 쉴까요?” 하고 묻는 그녀에게 계속하되 한동안은 줄넘기나 다리 스텝 없이 하기를 권했다. 또 복싱도 좋지만 체중이 관절에 무리가 안 되도록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을 권했다. 그녀는 사나흘 동안 무릎에 침과 뜸 치료를 받고 돌아갔다.
운동은 계속하고 계신거죠?
이번에 보니 그녀는 체중이 조금 줄어 있었다.
“제가 보기에 10킬로그램은 빠져 보이네요. 운동은 계속 하고 계신 거지요?”
“다 원장님 덕분이에요. 사실 한 달 전 무릎이 아파 왔을 때 원장님이 운동 그만하라고 말씀하길 기대하고 왔거든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어요. 원장님이 쉽게 살 빼는 탕약처방을 해주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운동을 계속 하라고 하셔서 꾸준히 했더니 지금은 몸도 어느 정도 적응했고 살도 잘 빠지고 있어요. 그때 포기 안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요즘은 체중이 줄어서 복싱 스텝 발기도 수월해요. 재미도 있구요.”
‘원장님 덕분이에요’라는 말이 인사치레라 하더라도 환자의 그 말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그녀의 노력을 칭찬하고 지지해주고 싶었던 내 마음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그녀가 계속 노력해 본인이 원하는 체중까지 감량할 수 있기를 다시 응원한다.
권해진 래소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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