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과 착오의 학교 ⑦ 일진이 나쁘다고 느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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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일진이 나쁘다고 느껴진다면… 깊고 천천히 호흡해 보세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고 꼬일 때 ‘일진이 사납다.’고 한다. 지각해서 서둘러야 하는데 버스나 지하철이 꼭 늦게 올 때, 열심히 일하다가 잠깐 딴 짓하는데 상사가 눈초리를 쏘아 붙일 때, 저녁 약속이 있는 날엔 꼭 야근이 생길 때 등등 까닭 없이 마주하게 되는 불운에 ‘오늘은 왠지 느낌이 별론데... 조심해야겠어.’와 같은 생각을 다들 한 번 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런 불운은 꼭 연달아서 오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머피의 법칙’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여기서 ‘일진(日辰)’이란 보통 운세(運勢)정도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은 날마다 달라지는 그 날의 전자기적 에너지를 말한다. 계절에 따라 자연환경의 습도/온도가 달라지듯, 하루하루도 전날과 다른 에너지적 특징이 있는데 이를 간지(干支)로 나타낸 것이 일진이다. 그래서 만일 몸 상태가 그 날의 자연적 조건과 잘 맞지 않아 삐걱거릴 경우, 평소에 하지 않았던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는 등의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그로 인해 까닭 없이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성격이 예민해져서 평소 같았으면 쉽게 지나쳤을 사소한 문제도 크게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인체 위쪽(上部), 특히 흉부(胸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슴을 의미하는 부위인 ‘흉(胸)’은 우리 몸의 위쪽을 가장 넓게 포괄하고 있는 곳으로, 호흡을 통해 외부의 공기가 체내로 직접 드나드는 곳이다. 이때 외부 공기와 신체 내부 공기의 질적인 차이로 인해 마찰을 빗게 되면 당장 체내로 흡수할 수 없는 가스 성분을 비롯한 여러 부산물들(凶)이 발생하게 된다. 만일 이것이 제때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 흉곽에 압력이 높아져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데, 명치 아래에 뭔가 얹혀있는 듯하고, 가스 찬 듯 헛배가 자주 부르게 된다. 반대로 이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가슴을 자꾸 치거나 침을 자주 뱉고 트림과 방귀가 많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몸 안팎의 공기가 서로 차이가 나게 될까? 평소 호흡할 때 가슴 깊숙한 곳까지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남게 되고, 남은 공기는 체내에 오랫동안 머물러 점점 탁해지고 밀도가 높아져 바깥 공기와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갖게 된다. 특히 항상 걱정이 앞서고 초조할 경우 호흡기 계통의 기능이 저하되어 폐활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무엇보다도 호흡을 깊고 천천히 하는 것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 바깥의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 숨을 깊숙이 들이마시고, 내부의 정돈되지 않은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끝까지 숨을 내뱉어보자. 처음에 느껴졌던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 카페방하 봄동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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