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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⑧ 배가 따뜻해야 마음도 따뜻해져

입력 : 2015-07-10 11:58: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배가 따뜻해야 마음도 따뜻해져



 - 복부의 탄력과 체열로 정서적 두께 가늠할 수 있어



 





 



‘정(情)’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순간 달콤한 초코맛 파이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건 역시 ‘따뜻함’일 것이다. 친구 간의 따뜻함인 우정(友情), 연인 간의 따뜻함인 애정(愛情), 어머니와 자식 간의 따뜻함인 모정(母情) 등 언제나 정(情)을 생각할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물, 사람과 자연 사이에도 따스한 정(情)은 오고가고, 주고받을 수 있다.




 



이렇듯 정(情)은 같이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있기 때문에 따뜻함과 동시에 함께 한다는 안정감 내지는 유대감도 갖게 된다. 이런 경험은 태아가 엄마뱃속에서 자랄 때부터 시작되는데, 엄마의 따뜻한 체온 속에서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열 달 동안 지냈던 시간이 쌓여 본능적인 안정감을 학습하게 된다. 이 기억이 바탕이 되어 누군가와 서로 온기를 나누는 관계를 맺을 때 마치 엄마뱃속에 있었던 때와 같은 안정감/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체의 아래쪽, 특히 배꼽을 중심으로 한 복부(腹部)의 탄력과 체열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확보한 정서적(情緖的)인 두께를 일면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근육질 몸매의 상징이 돼버린 초콜릿 복근엔 과연 어떤 정서가 깃들어 있을까? 복근이 또렷해질수록 주변을 감싸고 있는 지방층이 극도로 얇아지게 되는데, 이는 복부의 체온을 일정 온도 이상 따뜻하게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그래서 복부가 습관적으로 차가워지게 되면, 조그만 자극에도 예민해지고 원인 모를 허전함이나 외로움, 나아가 사람 대하기가 두려워지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아직 소화기계가 불완전한 영유아나 소아들에게도 잘 나타난다. 요새 부쩍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소아 자폐로 진단 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데, 아이가 처한 가정환경에 따라 일정 정도 변수가 있을 순 있지만, 많은 아이들이 각종 식품첨가물 등 합성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고 제대로 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런 아이들은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편식하는 등 식습관 문제를 자주 동반하고 배를 만져보면 차가운 기운이 자주 느껴진다.



 



그래서 예부터 잘 때는 아무리 더운 여름이더라도 배에 이불은 꼭 덮으라고 했다. 밤이 깊을수록 체온은 떨어지고 그럴수록 혈액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도 복부(체내 장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배는 온도유지가 필요하다는 선현의 지혜가 담긴 것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배가 따뜻해야 인정(人情)도 생긴다. 보다 너그럽고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해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는 습관을 가져보도록 하자.



 



 



글 카페방하 봄동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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