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품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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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을 말한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관련 비행기 후진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거린다. 며칠동안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하며 관련 기사들이 온 지면을 채우고 있다. 해당 땅콩 마카다미아너츠 판매량이 25배 증가했다는 이야기부터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해당 직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기 위해 수시로 자택을 방문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가디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유력언론들은 조 부사장의 '땅콩 리턴'을 앞 다퉈 보도하는 등 대한항공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떨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품격의 사전적 의미는 1. 사람의 품성과 인격, 2.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가치나 위엄이다. 한 기업이나 사회,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그 기업, 사회, 국가의 품격을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 하나 하나는 국격의 기준이 되며 사회지도층의 품격은 그 사회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로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하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온다. 세월호 참사부터 분당 공연장 붕괴사고, 쌍용자동차 해고자 대법원 판결, 수원의 토막살인사건, 대한항공 땅콩후진 사건 등등 여러 사건들이 참으로 끔직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기에 이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명을 경시하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약육강식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만 하는 2014년,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의 품격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듯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그의 저서 [품격]에서 ‘오늘날 우리는 경제적으로 잘살게 되었지만 그에 걸맞은 행복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돈 있다고 모두 존경을 받던가. 돈 있다고 행복하던가. 삶은 다양하다. 사람마다 삶에의 가치가 다르다. 자기 삶에 충실하고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이 있다면 그로써 얼마나 훌륭한 삶인가. 이제 우린 사람을 보는 잣대부터 다양해져야 한다. 중요한 건 사람의 품격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품격을 나타내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배려이다.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생각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고, 나아가 내가 속한 조직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이 사회의 품격은 자동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정치인들이나 재벌, 지식인, 판검사 등 이 사회의 지도층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점점 낮추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대한항공 후진 사건을 통해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분들의 사회를 향한 배려심이 점점 높아져서 개인은 물론 이 사회와 국가의 품격이 점점 높아지기를 희망해 본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후진해서는 안된다.
파주에서 협동조합 이사 조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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