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산리 계곡, 저수지되어 가을을 품다 - 마장저수지

입력 : 2014-11-20 14:55:00
수정 : 0000-00-00 00:00:00

그 옛날 기산리 계곡, 저수지되어 가을을 품다

파주의 동남쪽인 광탄면 기산리에는 마장저수지가 있다. 기산저수지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광탄에 있는 것은 마장저수지이다. 기산저수지는 양주시 백석읍에 있는 것으로 마장저수지에서 양주 방면으로 고개를 넘고 유원지를 지나 좀 더 가면 이를 수 있다. 마장저수지와 기산저수지를 혼동하는 것은 ‘기산리’라는 명칭이 파주시 광탄면과 양주시 백석읍에 모두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혼동이다. 두 곳이 서로 맞붙어 있어서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그 옛날의 기산리 계곡

마장저수지는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에 위치한 6만 평 규모의 중형급 저수지다. 마장저수지가 생긴 지는 오래지 않다. 마장리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려고 1987년에 착공하여 2001년에 준공했으니, 준공된 지 올해로 꼭 13년이 되었다. 저수지가 조성되기 전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음식점들이 흩어져 있었다. 기산리 계곡은 공기가 좋고 물이 맑아서 여름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찾던 곳이다. 가을에도 단풍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꽤 괜찮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저수지가 조성된 뒤 옛 정취는 사라졌고, 계곡은 단절되었으며, 산과 산 사이는 물로 가득 찼다. 주민들도 떠나갔고 유원지 기능도 상실하였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그대로일 때 아름다운 것이다.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다

그런데 2006년부터 3년 동안 공원 사업이 전개되어 마장저수지 주변이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제방 아래는 분수대를 설치하고 저수지 물을 이용한 실개천을 조성하여 아주 근사한 근린공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제방까지 걸어올라갈 수 있도록 148개로 이루어진 ‘하늘계단’을 만들고, 제방도 개방하여 쉽게 들고날 수 있게 하였다. 저수지 가장자리는 나무데크를 이용해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고, 쉼터 기능을 하는 정자와 벤치도 곳곳에 설치하였다. 둘레길의 폭은 돗자리를 깔 수 있도록 넓게 조성하였다. 이러한 공원 시설 덕택에 마장저수지는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제는 외지인들에게까지 알려져 타 지역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으며 종종 드라마의 멋진 배경 장면이 되기도 한다. 예전의 풍치를 점점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을 힐링하다

마장저수지를 즐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제방 아래의 근린공원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린공원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한 뒤, 하늘계단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간다. 제방에 오르면 넓은 마장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 하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저수지의 고요한 물처럼 모든 근심이 가라앉는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웃음도 나온다. 그냥 좋은 것이다. 이런 것을 요즘 말로 ‘힐링’이라고 한다. 바쁘게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생긴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다.

짧은 감탄사 뒤에는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꺼내게 된다. 저수지 풍광을 담기 위해서 셔터를 연신 누른다. 연인끼리는 서로 포즈를 취하고, 타인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기다려 주기도 한다.

 

늦가을의 풍치를 느끼다

사진 촬영이 끝나면 이제 마장저수지의 진정한 풍치를 느낄 때이다. 제방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잠시 생각을 멈추고 숨을 고른다. 어제 누구와 말다툼한 일도 잊고, 사무실에 쌓여 있는 수많은 문서도 머리 밖으로 내보낸다. 저수지 가장자리의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자연이 하나둘씩 내 안으로 들어온다.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나무인지는 잘 몰라도 노랗게 또는 갈색으로 물든 단풍을 보면 가을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저수지 건너편의 야트막한 산들도 가을 옷으로 갈아입었다. 멀리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려오고, 이름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 위에서 노니는 오리들도 보인다. 이 오리들이 겨울철새라면 겨울이 다가온 것이다. 아! 2014년 빨리도 지나가버렸다. 벌써 겨울이라니…….

 

 

찾아가는 길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517-1

?주변 관광지: 보광사, 유일레저, 벽초지수목원 등

 

· 사진 | 한나연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