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지문화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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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빛이 가득한 나무들 사이에서 겨울의 낭만을...
여느 수목원들처럼 거대하거나 울창하지는 않다.
56번 국도를 따라가 만난 벽초지문화수목원의 첫 느낌이었다. 하지만, 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과 인간의 손길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벽초지는 푸른 풀을 뜻하는 ‘벽초’ 와 연못을 뜻하는 ‘지’ 가 만나 만들어진 이름이다. 푸른 풀이 가득한 연못, 이름에서 아담함이 느껴진다.
광탄면 약 13만의 땅에 크고 작은 나무들과 희귀식물, 화초, 연못에 사는 수생식물 1400 여종을 배치해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표현하고 사이사이 인공 조형물들로 동서양의 조화를 만들었다.
입구 음악 정원을 중심으로 우측엔 화려하고 여성적 느낌의 분수와 조형물로 꾸며진 유럽풍 빛의 정원이 있고, 좌측엔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벽초지가 있다. 또 그 사이엔 단풍길, 버들길, 주목나무길 등 각각의 개성을 지닌 길들이 있어 늘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벽초지 수목원은 매년 봄에는 튤립축제, 여름에는 백합알뿌리축제, 가을엔 국화축제, 겨울에는 빛축제들을 열어 시절마다 다른 숲의 얼굴들을 보여 주고 있다.
겨울인 지금은 3월 초까지 빛축제를 한다.
자칫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겨울나무들에 LED 전구와 3D 음향으로 생명을 불어 넣어 화려한 겨울 야경을 그려 내고, 빙어, 송어잡이,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같은 민속놀이 체험과 요즘 거리에서 자취를 감춘 고구마 구워먹기 등 겨울에 할 수 있는 이색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꽁꽁 언 벽초지에서 할 수 있는 썰매타기 체험은 가족들에게 단란한 한때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최근에는 CF촬영장으로 각광받으면서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어 주말에는 천여 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아름다워요’ , ‘야경이 멋져요’ , ‘드라마에서 보았던 곳에서 사진을 찍게되서 좋아요’등 반응도 뜨겁다.
벽초지가 파주를 대표하는 힐링 관광지로 떠오르는 건 당연해 보인다. 도심의 일상을 떠나 잠시의 휴식이 필요할 때 이 아담한 정원은 좋은 쉼터가 되어 줄 수 있을 듯하다.
길을 따라 걸으며 어릴 적 읽었던 ‘비밀의 화원’ 이란 동화책을 떠올렸다. 그때 주인공이 정원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느꼈던 설렘을 혹 이곳 어디에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곳,
이것이 작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벽초지의 매력이 아닐지...
글 | 김찬주 기자 사진 | 현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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