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역사 교실 ⑨ 남북 대화의 창구, 판문점

남북관계에 봄이 오길 

(판문점에서) 휴전 협정이 체결되다 

판문점은 장단과 개성을 연결해 주던 길의 주막거리였다. 판문 주막거리가 널리 알려진 것은 6?25 전쟁 때이다. 전쟁에서 공산군 측이 불리해지자 유엔 주재 소련 대표가 휴전을 제의했다.

“한국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정전과 휴전을 목표로 회담을 제의합니다.”

유엔군이 소련의 제의를 받아들임으로써 개성에서 휴전 회담이 열렸지만, 북한 측의 무력시위 때문에 개성 회담은 순조롭지 못했다. 

“회담 장소의 변경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판문점에서 회담을 합시다.” 

이렇게 해서 판문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판문점에서 2년 넘게 회담이 전개된 끝에 휴전 협정이 체결되었다(1953. 7. 27.). 휴전 협정으로 지긋지긋한 전쟁이 멈추었고, 더 이상의 인적?물적 피해도 막을 수 있었다.

(판문점에서)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리다

휴전 협정 이후 남북한의 첫 대화도 판문점에서 시작되었다.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의 조선적십자회에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제안했다.

“이산가족은 금세기 인류의 상징적인 비극입니다. 이산가족의 실태 파악과 소식 교환을 제안합니다.”

북한이 이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판문점에서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렸다(1971. 8. 20.). 이를 계기로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3대 원칙으로 하는 7?4 남북 공동 성명이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천명되기도 했다. 

이산가족이 판문점을 통과하다 

남북 적십자 회담의 성과는 14년이 지난 1985년에서야 나타났다. 제8차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된 것이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의 이산가족과 예술 공연단이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과 평양에서 3박 4일 동안 가족을 만나고 공연을 관람했다. 1998년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 회장이 1,001마리의 소들과 함께 판문점을 넘으며 감회를 밝혔다. 

 “이번 방문이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대통령이 판문점을 걸어서 넘다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진전되어 금강산 관광 사업, 남북 정상 회담, 경의선·동해선 연결 사업, 개성 공단 사업 등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었다. 나아가  2007년에는 두 번째로 남북 정상 회담이 이루어졌다. 이때 노무현 대통령은 판문점을 걸어서 통과했다.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봄이 오듯 남북 관계도 따뜻해지기를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 많은 경제인이 판문점을 통해 개성에 출입하고 있다. 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봄이 되면 이희호 여사께서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방문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다소 긴장됐던 남북관계가 완화될 것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남북관계의 봄도 판문점을 통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정헌호 (역사교육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