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즐기는 파주 ② 신교하~공릉천 왕복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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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교하~공릉천 왕복코스
신교하 열병합발전소의 굴뚝에서 연기가 우뚝 솟아오르는 바람 한 점 없는 봄날, 자전거를 타고 공릉천으로 나가보자. 석곶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청룡두천은 신교하를 공릉천으로 이어주는 아담한 개울이다. 이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오늘의 목적지인 공릉천에 도달할 수 있다.
‘교하’라는 지명은 서쪽에서 흐르는 한강과 북동쪽에서 흐르는 임진강이 서로 만나 합류하여 서해로 흐르기에 생긴 지명이다. 이름도 교하인 이곳은 물이 많고 습지와 벌판이 발달해서 교하벌이라 불렸다. 지천인 공릉천이 이곳 교하에서 한강과 합류하면서 더욱 아름답고 풍부한 습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까지 서해 바닷물이 들어오기에 공릉천의 단물과 바닷 짠물이 합쳐져서 기수역을 형성하고 있어 풍부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자연과 좀 더 가까이하게하고 싶다면 지금 막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교하 벌판과 공릉천으로 나가보자. 가슴이 확 트이는 그곳에 서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석곶초(①)에서 청룡두천을 따라가다 ‘연다산리 배수펌프장’ 부터는 아름다운 뚝방길이 열린다. 지금은 주로 동네 노인들과 부지런한 몇몇 아줌마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청룡교에서 영천배수갑문(②)과 송촌교(③)를 도는 코스는 약 3.5Km로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서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고 자전거라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뚝방길보다는 연다산리 배수장 옆의 샛길로 빠져서 잘 포장된 논길을 달려보자. 교하의 벌판이 농사를 위해 깨어나고 있다. 물이 차오르는 논에는 농부들이 분주하고 더불어 바빠진 낚시꾼들이 차지한 공릉천변에는 백로, 황로, 왜가리 그리고 오리들이 있다. 초여름이 되면 논은 온통 초록으로 가득하고 그 위를 질주하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다.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논길은 그렇게 좁지도 않고 여유롭다. 새싹들이 막 돋아나는 논둑과 뚝방에서 민들레나 쑥을 뜯어도 좋다. 그리고 갑자기 날아오르는 오리나 급하게 논 속으로 피하는 개구리가 우리를 놀래킬 수도 있다.
지금은 다 떠나고 없지만 지난 겨울에는 수 천 마리의 기러기와 오리,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흑두루미가 머물렀던 논이다. 간조가 되면 공릉천에서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사냥 중인 도요새들의 종종걸음도 자주 볼 수 있다. 개개비의 지저귐은 언제나 귀가 따갑고 봄이 되면서 생기를 찾은 고라니가 갑자기 수풀 속에서 뛰어나오곤 한다. 교하는 이렇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최고의 생태학습장이다.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은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다. 강화도로 떨어지는 태양은 엄청나게 크기도 하지만 날마다 새롭게 그려대는 아름다운 풍경화는 언제나 새로운 감동을 준다. 파주의 석양은 명품 중의 최고 명품이다.
교하교 아래로 떨어지는 석양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면 주저없이 한적함과 여유로움이라고 하겠다. 추돌 걱정 없이 한가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을 이렇게 가까이에 둔 도시는 오직 파주뿐이지 않을까?
막히는 길을 따라 자동차를 타고 꽃구경을 떠나서 얻는 것은 피로뿐이지 않는가? 바로 코앞에 펼쳐있는 공릉천으로 나들이를 떠난다면 피로는 간 곳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른 아이 모두 자신의 삶터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도시락과 쪽가위를 가지고 자전거를 타고 온가족이 공릉천으로 한번 나가보자. 쑥도 한 봉지만 캐어와 쑥떡으로 봄을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공릉천과 함께 한 봄의 아름다운 기억은 아주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허심 (자전거를 사랑하는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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