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기 하늘보기 ⑧
입력 : 2015-03-31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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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기 하늘보기 ⑧
금슬 좋은 원앙? 바람둥이 원앙?
몇 해 전 만난 원앙 한 쌍이 오래도록 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제 막 봄이 드는 숲속 산길을 지나다가 만났다. 불과 3~4미터. 아뿔사! 가던 길 멈추고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았다. 늘상 보던 새였지만 그날따라 어찌나 화려하고 아름다운지... 특히 암수가 서로 깃을 골라주며 부부애를 과시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에 시간 붙들어 맨 채 얼마를 지켜보았을까? 한가로이 노니는 원앙 암수를 바라보며 무념무상에 한동안 빠져있었다. 보면 볼수록 수컷의 깃 색깔이 어찌나 화려한 지?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새들중 화려함과 아름다움에 있어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원앙을 금슬 좋은 부부에 비유한다. 그런데 실상 원앙 수컷은 짝짓기가 끝나면 또 다른 암컷을 찾아가 짝짓기를 시도하는 소위 바람둥이다. 원앙 수컷은 짝짓기가 끝나고 알을 낳아 어린 새끼들을 키우는 시기가 되면 화려한 혼인깃은 빠지고 암컷과 똑같은 수수한 깃털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또 짝짓기 철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화려한 깃털로 몸을 치장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화려한 깃털로 장식한 수컷을 만날 때마다 사람 수컷인 나는 자연의 경이를 외친다.
조영권 (파주생태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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