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야기 ④ 물푸레나무
입력 : 2015-06-01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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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꺾어 담그면 물이 푸르러 - 물푸레나무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꺾어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보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컵에 물을 담아 가지를 담그면 물빛이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푸르게 보였다. 나뭇가지를 빼면 맑은 물색으로 변하니 색소가 나와 물색을 푸르게 하는 게 아니라 나뭇가지의 푸른 색이 물에 비춰져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물푸레나무는 다른 말로 ‘회초리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서당 훈장님이 회초리로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 껍질은 진피라 해서 눈에 병이 났을 때 약으로 썼다 한다. 단단한 목질 때문에 곤장이나 도리깨로 썼다 하고, 요즈음엔 야구방망이로 쓰인다.
쓰임새가 많아서인지 수령이 오래된 물푸레나무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100년만 지나도 기념물이 된다. 파주에는 2그루 있다. 150년 수령의 법원읍 무건리 물푸레나무는 천연기념물 286호이고, 교하신도시 9단지 정문 앞의 물푸레나무는 100년 수령으로 경기도 기념물으로 지정되었다. 교하 물푸레나무는 신도시 개발이 되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질 뻔하다가 환경단체의 활동으로 남게 되었다. 뿌듯함과 함께 울타리에 둘러싸여 덩그러니 서 있는 물푸레나무를 볼 때면 안타까움도 있다. 보호를 위해서이겠지만 울타리를 허물고 예전의 모습대로 마을의 정자나무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박은주 (생태교육연구소 산들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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