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랑 예' 터밟기’가 율곡문화제를 빛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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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쾌청한 가을 하늘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맑다. 꽤 차가운 아침공기가 나를 반겼다. 드디어 가을이구나, 그야말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10월 11일 토요일, 오늘은 바로 제27회 율곡문화제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파주의 가장 큰 축제인 율곡문화제. 바로 파주의 자랑이자 민족의 대선현인 율곡 이이 선생님이 후학을 기르신 ‘자운서원’에서 이틀간 벌어지는 축제이다. 율곡고등학교에서부터 자운서원까지 이어지는 긴 유가행렬로 가장 유명하지만, 이 외에도 즐길 거리가 넘친다. 이번 축제에도 많은 체험부스와 공연, 사생대회와 백일장 등이 열려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자운서원을 찾는 가족이 참 많았다.
올해로 12년째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동아리 “예터밟기”에서 제27회 율곡문화제를 위해 우리 고장의 문화재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다. 석고 방향제 만들기, 버튼 만들기, 건식 탁본 체험, 열쇠고리 만들기, 슬라이드 퍼즐과 같은 문화재를 통해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체험활동을 준비했다. 또 아이들을 위한 풍선 만들기, 예터 신문인 예터밟기 소식지와 책갈피, 브로슈어 등의 홍보물을 나누어주었다. 예터밟기가 1년 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이번에 “예터밟기”가 야심차게 준비한 것은 교육용 슬라이드 퍼즐이었다. 임진각의 녹슨 철마, 자유의 다리, 영국군 묘지, DMZ 문화재나 판문점 등 파주의 전쟁문화유산과 임진강 적벽, 초평도 등 파주의 자연문화유산의 내용을 새롭게 담았다. 퍼즐로 재밌게 놀면서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었다. 햇살이 뜨거워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자신이 만든 율곡문화제 버튼을 가슴에 달고 자운서원을 이리저리 다니며 체험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화석정이나 반구정을 아는 아이들은 많았지만, 보물 제93호인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坡州 龍尾里 磨崖二佛立像)이나 보물 제1323호 파주 공효공 박중손묘 장명등(坡州 恭孝公 朴仲孫墓 長明燈)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 예터밟기 부스를 방문한 가족들은 파주에 어떤 문화유산이 있는지, 또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파주에 이런 곳이 있었냐고,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고 말씀해주시는 부모님들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앞섰다. 파주지역에 사는 어린 아이들이 문화재와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진정한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이 커서 문화재와 역사를 사랑하는 파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동아리활동을 했다.
율곡문화제 내내 들리는 흥겨운 풍물놀이 소리와 사물놀이 소리, 아이들이 뛰놀며 웃는 소리는 조용하기만 하던 자운서원에 생명력을 잔뜩 불어넣었다. 즐겁게 글 읽는 소리가 가득했을 자운서원에 이제는 우리가 찾아와 율곡이이 선생님의 얼을 물려받고 돌아온 것이었다. 율곡문화제는 앞으로도 28회, 29회를 거듭하며 더 큰 축제가 될 것이다. 단순한 지역축제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의 대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예터밟기 학생들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아영 <율곡고 역사동아리 예터밟기 10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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