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탐/색 - 공연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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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탐/색 - 공연기획사
진짜 멋졌다! 최게바라 기획사
‘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하다.’ 최게바라 기획사의 정신이다.
1월 15일 청소년 기자단은 최게바라 기획사를 찾아갔다. 문화 공연 기획을 하는 직업인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스스로를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문화기획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바꾸는 기획사’라고 소개한다. 홈페이지에 있는 기획사 소개서를 보면 그동안 한 일, 정신 등이 깔끔하고 재밌게 설명되어있다. 대표적으로 남북청년 토크, 남북 청년 페스티발, 참웨딩, 또라이 포럼, 또라이 과거시험 등을 기획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생소하고도 기발한 행사들이었다.
우리와 인터뷰를 해줄 분은 청소년 담당 허경씨였다. 말도 정말 잘하시고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셔서 인터뷰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소리가 진짜 좋으셨다. 목에 꿀 바른 것 같았다. 다들 편하게 대해주셔서 우리도 편하고 재밌게 인터뷰 할 수 있었다.
죽기 전에 할 일을 지금 당장 하자
먼저 다들 궁금해하던 최게바라 기획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물어보았다.
기획사 대표 최 윤현 씨는 대학 재학 중 50개국을 목표로 삼고 세계를 여행했다고 한다. 그는 체게바라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처럼 ‘버스 다이어리’라는 책을 만들고 스스로 출판도 했다. 친구들과 동네사람들을 모아 출판 기념회도 했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재미있어 또 하고, 하다 보니 이런 재미있는 일을 기획해서 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만든 게 ‘최게바라 기획사’다.
또다른 탄생 이유는 ‘사람들이 버킷리스트와 같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왜 꼭 죽기 직전에 하려 할까, 지금 당장 해도 되지 않나’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참웨딩’
최게바라 기획사의 행사중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행사를 뽑자면 참웨딩이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결혼은 했지만 결혼식을 하지 못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결혼식을 올려드렸다. “참웨딩은 보통 청년들이 결혼을 하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 현재, 오히려 청년들이 만든 결혼식을 어른들에게 선물해드리자 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취지를 설명해주셨다. 결혼식은 두 팀을 준비했는데 한 팀의 할아버지가 다치셔서 결국 한 팀만 하고 나머지 한 팀은 연말에 진행했다.
“그럼, 한 팀의 결혼식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했어요?”
“2002월드컵 정신인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의미와 참웨딩 정신이 통한다고 생각해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결혼식을 했다.”고 답했다. 또 축구경기가 없을 때에는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기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한다. 그 말을 들으며 딱 그 시즌에만 쓰이고 나머지 기간에는 잉여가 되어버리는 공공시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라이에게도 상을 주자
또라이 과거시험은 허 경 씨가 최게바라 기획사에 들어와 처음으로 당담하게 된 행사였다. 본래 진행하고 있던 또라이 포럼에서 파생된 아이디어인데 이름에 걸맞게 경희궁을 통째로 대관했다는 말에 최게바라 기획사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었다. “1등에게만 상을 주는 경직된 사회에서 또라이에게도 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장원은 32살의 예비 신부가 가져갔다. 상은 라스베가스 왕복 여행권이었다.” 우린 다시 한번 이 기획사의 스케일을 실감했다. 기획의도를 덧붙이자면 “이와 동시에 위축된 청년들을 유쾌하고 따스하게 변화시키며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또라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하자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고 한다. 또라이 과거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실제 과거시험 출제 문제 뿐만이 아니라 또라이답게 말타고 활쏘기, 노래듣고 몸으로 표현하기 같은 유쾌한 문제도 있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또라이의 시대정신에 대해 묻는 질문이었다.
남북청년 한잔, 남북청년 운동회, 남북청년 페스티발
최게바라 기획사의 또다른 정기 프로젝트는 남북청년 시리즈이다. 함께 만나 이야기하는 남북청년 토크로 시작해 남북청년 한잔, 남북청년 자전거, 남북청년 운동회 등 남북청년들이 어울리며 친구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허경 씨는 “북한 이탈주민이 거의 27,000명 가까이 되는데, 이중에 80%정도가 청소년, 청년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이는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행사들은 다 장년, 노년 분들을 위한 행사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바꿔보자 해서 시작한 게 남북청년 토크다.”라고 하셨는데 나는 높은 청년 비율에 놀랐다. 사실 새터민이라고 하면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나이가 지긋한 분들만 떠올렸는데, 80%가 우리 또래에 가깝다니. 그리고 허 경 씨는 “사실 만나보면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청년들이다. 편견과 달리 중국어나 영어도 잘하는 스펙 높은 사람들도 많고, 개인 사업을 하거나 대학교도 잘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많다.”며 우리의 새터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으셨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북한에서 온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많고, 그들과 가까워지고 조금씩 편견을 깨가는 게 통일을 위한 또 다른 노력인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생각해보니 전공자들이 모여 독특하고 재미있는 문화를 이루어 나가는 게 참 신기하고 멋있게 느껴졌다. 대표님의 말씀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졌고,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최게바라 기획사 소개
<조은진 (고1) 「파주에서」 Teen 청소년기자
사진, 그래픽 제공 : 체게바라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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