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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② 고물상 최창균

입력 : 2014-11-19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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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도시광부입니다”

“수입은요? 생활하기 어렵죠. 폐지줍는 사람이 5만명인데, 월 수입이 5만원 이하가 태반이예요. 월 수입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돈으로 일의 가치를 저울질 할 수 없어요.”

지금도 태어난 곳(고양시와 파주시의 경계) 동패리에서 살고 있는 최창균(52세)씨는 고물상이다. 생활하기 어렵다하면서도 이 직업을 15년째 계속하고 있다.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다 없는게 사람살이이니 재활용거리를 주워다니면서 생활이 가능했다는 것일게다.

“자원을 환원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환원이 안될 경우 또 땅을 파헤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환경이 파괴되는 거죠.” 사실 그렇다. 종이 한 장을 소홀히 하면 나무가 베어지고, 나무가 베어지면 물이 더러워지고, 물이 더러워지면 공기가 더러워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 건강이 나빠진다. 그렇게 본다면, 자원을 재활용하는 이 일은 돈이 안된다해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자원이 80조원이나 된다.

자원을 다시 쓰는 것은 지구를 괴롭히지 않고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일이다. 최창균씨는 예전에 목장을 하면서 시집([백년 자작나무 숲에 살자] 2004년)도 낸 시인이다. 그는 시인답게 자신을 ‘도시광부’라 했다.

“저 도시가 그냥 도시가 아니라 엄청난 광산이예요. 우리같은 사람이 광부죠. 우리가 캔 것(모은 것) 갖고 공장에서 다시 생산하잖아요. 금도 캐고, 은도 캐고...구리도 알루미늄도 다 캐는 것이. 지상에서 잘 캐서 환원하는 도시광부예요.”

여기가 군사지역이어서 군인들이 훈련하고 지나가고 나면 음료수병, 술병, 탄피 등등이 있어 모았다한다. 그걸 빨래비누로 바꿔서 어머니에게 갖다드렸는데, 재미도 있고, 선물해서 보람도 있었다. 그때가 초등학생 때였으니 따지고 보면 이 고물상한 게 직업이 40년 넘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도시광부 최창균. 시인 최창균. 어느 것이 더 낫고 더 낮은가 가늠할 필요가 있을까?

“ 재활용하면 지구를 더 괴롭히지 않아도 되지요. 어차피 버려야 할 것은 분류해서 곱게 버리면 누군가는 필요해서 가져가요.” 다른 나라의 폐지 수거율은 대략 70% 정도라는데 우리나라는 25% 정도라 한다. 그래서 폐지도 수입한다고 하는데, 도시광부 최창균씨가 잘 캘 수 있도록 버릴 것을 곱게 버려야겠다.

글 · 사진 | 임현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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