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못을 뽑다가
입력 : 2015-02-26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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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뽑다가
장도리 끝에 대못이 튀어오른다
고슴도치처럼 못을 안고
그것은 문이었다가
기둥이었다가 이제는
쓰임을 다 한 폐목
대못을 뽑을 때마다
마른 나무가 꺽꺽 운다
들이박힌 인연의 결을 따라
돌아나오기, 언제였던지도 잊고
왜 였는지도 잊고
박힌 채 휘어버린
관통한 채 녹슬던 시간을
펜치로 잡고 망치로 달래고
장도리에 건다
못을 뽑다가
나무가 울고
못이 울고
나를 관통한 인연 하나 뽑아낸다.
아사달
시인 / 역사바로세우기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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