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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옛날이야기 ④ 파주 연풍리의 거대 천연동굴

입력 : 2016-02-18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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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연풍리의 거대 천연동굴

군부대에서 덮어버린 수만년전 종유석 천연동굴

일제시대에도 탐험기록 안보논리에 자연유산 파괴 말아야

 

1960년대 중반 파주 연풍리 (용주골)의 시내 전경

  

 80년전, 탐사대를 조직해서 동굴탐험을 했을 정도로 유서깊은 파주시 연풍리의 천연동굴이 시의 무관심과 군사안보를 이유로 잊혀져 가고 있다.

 

 용주골이라는 지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파주시 연풍리 뒷산에는 수만년전 종유석으로 생성된 천연돌굴이 있었다. 이 지명 또한 연풍리의 뒷산 동굴속에 용이 사는 큰 못이 있다고 해서 용지굴(龍池窟)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 곳이다.

 

▲ 1960년대 입구를 막아버리기전의 파주 연풍리 천연동굴 입구 

 

 파주 연풍리 천연동굴에 대한 기록은 1938년 12월 문산-장단지역 기자 20여명이 모여 탐험을 한 기록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동굴은 수만년전 형성된 것으로 수많은 종유석이 달려 있었으며 동굴이 깊어 이곳에 들어간 목동들이 길을 찾이 못하고 행방불명되어 사고를 방지하고자 큰 동굴로 들어가는 길을 단단히 막아놓았다고 하였다.

 

 또한 당시의 탐험기록을 살펴보면 파주지역에서 형성되기 어려운 천연 종유석 동굴로 유려하며 아름답기 비할데가 없다고 풍경을 극찬하였다.

 

 “회중전등을 들고 동굴속으로 들어가니 훈련원같은 광장이 있고 통로가 사방으로 뚫려 있는데 40도 되는 경사를 내려가니 가는 곳마다 종유석이 기암만상으로 포위되어 있고 얼음같이 천정에 달려도 있으며 또는 폭포같이 내려 꽂힐 듯 달려 있는것도 있고 혹은 기둥같이 우뚝우뚝 서있는 곳도 있다. 또한 부처같이 앉은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으며 어떤곳은 벽같은데 돌꽃처럼 찬란한 곳도 있으니 천태만상의 신비경을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1938년 문산-장단지역 탐사대의 연풍리 천연동굴 탐험당시 기념사진_출처 동아일보 ]

 

 파주지역에는 지질구조상 천연종유석 동굴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귀중한 파주의 자연유산은 한국전쟁이후 미군이 이 지역에 들어서면서 마을주민들의 접근이 점점 뜸하게 되었고 이후 미군이 철수한후 한국군 부대로 바뀌면서 완전히 막아놓아 잊혀진 곳이 되어 버렸다.

 

 파주 용주골은 용이 살던 연못이 있는 동굴이라는 서사적인 지명의 탄생지이고 연풍리라는 아름다운 지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창가의 대명사인 용주골로 불리우는 오명을 가진 곳이다.

 

 이와 같이 마을 사람들의 기억과 과거 탐험기록으로는 단순한 구멍동굴이 아닌 기암괴석과 종유석이 있는 거대한 동굴이었으나 이젠 거의 잊혀진 곳이 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오랫동안 자료를 찾아본 결과 1990년대 중반에 파주시의회에서 논의된 기록이 있는데 개발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회의 기록만 있었다.

 

▲1968년 당시에는 미군부대 밖에 있던 천연동굴 입구 (좌측 산중턱)

 

 그러나 1968년도에 남아 있는 동굴 사진은 대단히 큰 규모이며 당시 파주시에 주둔하던 미군들에게도 이곳은 이색적이며 독특한 곳이라서 사진을 찍어 남겼다.

 

 사진상의 동굴 규모는 대단히 크며 동굴속에 흐르는 물에 절구공이를 던지면 임진강에서 떠올랐다는 전설을 가질만한 위용을 보인다.

 

 이 지역의 김모 노인은 (78세·농업)는 “어린시절 마을 아이들과 횃불밝히고 들어가서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이라도 이 동굴을 복원해서 유명한 관광상품으로 만들면 사창가로 기억되는 동내 고향의 오명을 벗을수 있다 ”는 의견을 강력히 밝혔다.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 사람 김현국

 

 

 

#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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