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운정청암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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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함께하는 둥근 인생
▲하지석리 체육공원에서 축구하는 운정 청암 FC 회원들.
“이쪽으로, 이쪽으로”
“아니, 아니, 뒤로, 뒤로”
발로 뛰는 축구지만 공을 몰아달라는 목소리들이 큰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패기와 열정만으로는 국가대표 못지않다.
일요일 아침 6시 반, 오늘만 기다려온 사람들처럼 하나 둘씩 운정청암축구클럽 회원들이 하지석리 운동장으로 모여든다.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오늘 세 게임 중 누가 게임에 투입될 건지 서로 의논도 하고, 승리를 향한 전략도 짜고, 오랜만에 나온 회원들에게 인사도 건네는 가운데 활기찬 휴일 아침이 시작된다.
2002년 월드컵 즈음 결성된 운정청암FC 회원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 넓은 구성원을 자랑한다. 14년째 동호회가 지속되면서 멤버들의 나이는 앞자리가 바뀌었다.
월드컵의 감동을 안고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배현주 고문(62)은 매주 후배들과 만나는 것이 큰 기쁨이다.
“축구을 하면서 체력이 자꾸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않게 스스로 조절하면 앞으로도 한참 더 축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배 고문은 최고 고참도 아니다, 위로 선배들이 두 분 더 계신다. 운정청암FC에서는 연장자를 부르는 모든 호칭이 ‘형님’으로 통일되어 있다. 20대도 60대에게 ‘선배님’이 아닌 ‘형님’으로 부른다. 권위주의가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모두는 오랜 친구처럼 정겹다.
“배구, 탁구,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축구가 가장 매력적이에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한다는 것도 좋구요.”
강경석 감독(38)은 파란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면서부터 축구가 더욱 즐거워졌다고 한다. 회원들의 잔디구장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신도시로 이사 와서 아직 낯설던 이 도시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만나 지금은 서로 가족같이 의지하게 되었다고 도정창 회장(44)은 말한다.
“69명이나 되는 회원들이 갈등 없이 즐거운 만남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축구라는 훌륭한 매개체가 있기 때문이죠.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공을 한 번 뻥 차면서 풀고.”
마라톤을 했었다는 도 회장은 열심히 달리다 보면 공이 저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고. 그런 즉시 운동장 밖으로 퇴출당하는 그이지만 얼굴에는 연신 즐거운 웃음이 가득이다.
“축구를 잘해야 축구 동호회를 하는 게 아니에요. 축구를 좋아하고 회원들과 잘 어울리는 게 중요하죠.”
운정·청암FC는 신규 회원을 받을 때도 이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단 일요일 아침에 오라고 해서 바로 경기에 투입하죠. 경기를 함께 하다 보면 성격도 보이고, 체력도 보이고, 기량도 보이고.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인성이죠.”
이제 모든 경기가 끝났다. 몸에는 땀을 두르고 가슴 속에는 커다란 기쁨을 채우고 서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다음 주를 또 기약한다.
전화 : 010-5060-0845
카페 : 파주운정청암 fccafe.naver.com/pajufafa
글 · 사진 이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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