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신문

녹색전환칼럼 - 에너지 전환과 숫자의 착시

오피니언 | 작성일: 2025-08-01 12:04:47 | 수정일: 2025-08-01 12:07:01

녹색전환칼럼 - 에너지 전환과 숫자의 착시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6개월에 걸친 탄핵의 혼돈을 뒤로하고 조기 대선을 통해 들어선 새 정부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사회 곳곳의 변화가 빠르게 전개될 조짐이다그 가운데 특별히 에너지 전환을 주목해봐야 한다. AI 3대 강국과 함께 에너지전환과 산업 업그레이드를 5대 핵심 경제전략의 하나로 공약했던 이재명 대통령은기후환경에너지 비서관에 이어 기후에너지부’ 신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아울러 현재 OECD에서 꼴찌 수준인 재생에너지 10% 비율을 빠른 속도로 올리기 위해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발전 투자도 공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태양광 확대가 엄청난 규모의 토지를 요구한다며 추세를 역행하려는 흐름이 발견된다예를 들어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2038년까지 정부가 정한 태양광 설비 목표 77.2기가와트(GW)를 맞추려면 447의 부지 면적이 필요한데이는 무려 여의도 면적의 154서울 면적의 74%에 해당하므로 사실상 무리라는 것이다이 계산이 태양광 효율 성능을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는 점은 일단 접어두자여의도의 154배라는 숫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규모로 보이는가?

 

얼핏 과도해 보이는 이 토지 규모는 사실 다른 경우와 비교하면 반대로 느껴질 수도 있다예를 들어 우리나라 골프장 면적은 대략 420~500로서 국토 면적 대비 비중이 영국 다음으로 두 번째일 만큼 넓지만정치권에서 골프장이 터무니없이 넓다고 기겁하지는 않았다그런데 이 면적이 바로 앞서 태양광 필요 면적과 유사한 규모다결국 소수의 레저 용도로만 이용하는 현재의 골프장 면적이면앞으로 13년 동안 건설해야 할 태양광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옥상이나 갓길 등 자투리땅에 건설할 태양광을 계산하지 않았고향후 기술혁신으로 효율이 높아질 것도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이처럼 똑같은 숫자라고 해도 무엇과 비교하는가에 따라 느낌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명백히 여의도와 비교하면 태양광 면적은 감당 불가능한 규모처럼 보이지만골프장 면적과 비교하면 갑자기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변한다반대의 경우도 있다최근 AI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지원할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수요가 관심사다그런데 데이터센터에 요구되는 전력은 핵발전을 새로 짓더라도 당연히 공급해줘야 한다고 여길 뿐 그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잘 따져보지 않는다

 

통상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하나는 얼마 전까지 약 100메가와트(MW)의 전력 용량을 요구했다이 정도면 얼마나 큰 규모일까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를 때 약 10만 가구의 일반 가정에 전력을 공급해줄 용량과 맞먹는다고 한다우리가 사는 인근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하나 지어지면약 10만 가구가 새로 들어서는 정도와 유사한 전력수요가 발생한다는 뜻이다졸지에 소도시 하나가 생기는 셈이니 일반인의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최근 건설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기존 규모의 20배가 넘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예를 들어 미국 인디애나주에 아마존이 짓고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현재 규모만 해도 2.8기가와트(GW), 2030년까지는 7기가와트로 확장될 예정이다기존 규모의 20배라면 그런 데이터센터가 하나 들어설 때마다 경기도 고양시 규모 도시가 2개씩 새로 생기는 것과 같은 전력수요가 신규로 발생하는 것이다태양광 면적이 과대 평가된 것과 달리 이 엄청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터무니없이 과소 평가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의 풍경을 바꿀 핵심 요인을 꼽자면 태양광과 데이터센터가 포함될 것이다물론 지역과 사회 전체의 미래를 생각하면 둘 다 필요하다특히 데이터센터를 위해서라도 태양광이라는 재생에너지는 필수다그런데 지금처럼 태양광의 필요 토지 면적은 과대 평가되고 데이터센터 소요 전력은 과소 평가되는 한올바른 지역 미래 전략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하루빨리 태양광과 데이터센터와 연관된 숫자의 착시를 벗어나야 한다.

 

 #에너지전환, #데이터센터, #태양광, #재생에너지, #숫자착시, #미래전략, #전력수요

 

<바른지역언론연대 공동 칼럼>

관련 글 (카테고리: 오피니언)

행정기관
파주시청 파주시의회 파주경찰서 경기도청 경기교육청
지역언론 협동조합 협의회
부천 콩나물신문 양평시민의소리 거창 한들신문 춘천사람들 사람과세상
예술로 통하다 꼴통협동조합
논밭예술학교 쌈지농부 삼무곡 예술공간 유기견 무료분양 뉴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