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코리아 평화의날’을 맞아 파주시 김경일 시장을 만나다
‘6.6 코리아 평화의날’을 맞아 파주시 김경일 시장을 만나다
- 파주 임진각에서 열리는 시민들의 통일 운동
작년 12월 3일의 계엄령 선포가 시민들의 저항으로 무산되고,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드디어 6월 3일 대통령선거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외치며 국정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접경지에는 대남방송이 밤잠을 설치게 하고, 대북전단지 살포로 긴장을 유발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남북간 적대적 관계 설정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현실이 아니라, 종이에 쓴 글씨로 그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시민들이 나섰다.
“시민이 나서야 나라도 바로 세우고, 남북평화도 실현된다”.
이 기치 아래 6월 6일 전국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제2회 ‘코리아 평화의날’ 운동이 펼쳐진다.
코리아 평화의 날의 주요 행사는 오전 11시 종교인(7대종교) DMZ평화순례단의 평화예식, 오후 1시 남북 대학생 버스킹 팀들의 공연, 오후 2시 코리아 시민평화음악회, 오후 4시 평화손잡기와 시민평화대합창으로 이어진다.
사전행사도 이미 진행중이다. 종교인DMZ평화도보순례와 제주에서 출발한 ‘평화의배’ 행진이 각각, 5월 19일 고성에서, 5월 27일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출발하여 임진각으로 모이게된다.
남북 접경지역에서 열리는 [코리아 평화의 날] 운동은 2019년 4월 27일 고성에서 강화도까지 500Km 10개 접경지역에서 열렸던 ‘4.27 DMZ 민+평화손잡기 운동’의 맥을 이어 평화의 노래 부르기 운동으로 발전시킨 시민평화운동이다. 작년 제1회 행사는 철원에서 시작했고, 올해는 파주 임진각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이 제2회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가 열리는 파주시의 김경일 시장을 만나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인터뷰 하는 파주시 김경일 시장
Q. 파주 임진각에서 6월 6일에 열리는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를 아시나요?
A.
작년에 철원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는 얘기를 전해 듣긴 했습니다만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치르는 행사라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마침 올해 제2회 행사가 파주 임진각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이 대회가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알게 되었고, 행사 취지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파주 임진각은 남북평화 공존의 희망과 이상을 구현하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 나아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의지를 모으는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가 파주 임진각에서 개최된다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파주라는 지역은 군사적 분단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지만 동시에 남북 교류의 시작점이자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이이라는 점에서도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의 의미는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저는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를 통해 파주뿐 아니라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함께 연대하며,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 행동과 협력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5월 19일 고성에서 출발한 DMZ생명평화순례단
Q. 파주가 남북 접경지라서 평화, 통일 관련 행사가 많이 열리는데요, 가장 인상에 남거나 자랑하고 싶은 행사가 있나요?
A .
자랑거리가 아주 많지만 저는 특히 ‘DMZ 평화걷기’ 행사를 가장 인상 깊고 자랑스러운 행사로 꼽고 싶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걷기 행사를 넘어, 분단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평화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군사분계선 인근, 민간인 통제구역을 따라 걷는 이 행사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파주만의 평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행사는 단순한 1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청소년 평화캠프, 평화 그림전, 시민 평화교육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이 ‘참여하고 실천하는’ 과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매년 여름 전세계 160여개국 청년들이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자전거를 타고 대장정을 이어가는 ‘피스로드 통일대장정’이나 경기도가 주최하는 국제 행사인 DMZ Open페스티벌도 추천할 만한 행사들입니다.
‘피스로드 통일대장정’은 어떤 해에는 부산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작년 같은 경우에는 고성에서 시작해서 DMZ평화의 길을 따라 동서를 횡단하기도 하는데, 늘 행사의 마지막은 파주 임진각에서 종주완료식을 가집니다. DMZ 횡단을 마친 이들은 물론이고 전국 지자체에서 모여든 시민들도 함께 어우러지면서 한마음으로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로 의미도 깊고, 축제 같은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 ‘DMZ Open 페스티벌’은 문자 그대로 ‘닫혀 있는 DMZ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힌다’는 의미로 학술과 스포츠, 예술, 대중 문화 등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라도 각자 취향대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파주는 단지 분단의 땅이 아니라, 평화를 준비하는 최전선입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파주가 평화의 도시로서 국내외에 더욱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코리아 평화의날 펼쳐지는 시민평화음악회
Q. 파주시장으로서 평화, 통일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시장님은 남북통일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파주시는 군사분계선과 접하고 있는 분단의 최전선이자, 동시에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입니다. 그런 만큼 파주시장으로서 저는 누구보다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통일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과제가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한 복합적인 과제입니다. 그 해결의 열쇠는 결국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불신을 하나하나 걷어내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저는 지방정부, 특히 파주시가 그 신뢰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파주는 도라산역, 자유의 다리, 임진각 등 남북 연결의 상징적 거점을 품고 있는 만큼,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일상 속의 평화를 실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파주시는 평화를 위한 교육, 문화, 교류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연대해 지역 차원의 평화 기반을 다지는데 앞장서겠습니다. 통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 사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에, 그 첫걸음을 파주에서 내딛겠습니다.
Q. 대남방송이 운정지역까지 들린다는데 시민의 일상을 해치는 대남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해 파주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A.
대남방송은 단순한 소음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불안과 불쾌감을 유발하고, 시민의 일상을 침해하며 나아가 접경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비군사적 위협 수단입니다.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저는 시민의 삶과 안전, 정신적 평온을 해치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우선, 파주시는 관련 부처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대남방송은 국방부 소관의 군사적 사안인 만큼, 정부와 군 당국에 시민 불편 사항을 즉각 전달하고, 조속한 대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사분계선 인근 소음 측정과 함께, 실제로 운정 등 민간 지역까지 들리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도 병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보다 강도 높은 대응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민 보호를 위한 심리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소음에 따른 불안감,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해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의 불편 사항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접경지역 민원 대응 전담 창구를 강화하고,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지역-중앙 간 가교 역할도 적극 수행하겠습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간담회를 통해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부가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행정적 뒷받침을 하겠습니다.
대남방송은 단지 소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삶의 공간과 마음에 침투하는 위협입니다. 파주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또한,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정보 제공과 소통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 코리아 평화의날 행사장 안내도
Q. 파주에서는 ‘평화가 밥이다’라는 슬로건이 많이 회자됩니다. 평화가 밥이 되기 위해 파주시가 중점을 두고 노력하는 경제정책이 있다면?
A.
파주시는 분단의 최전선에 위치한 접경 도시로서, “평화가 밥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평화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목표로 하며, 평화가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파주시는 DMZ 인근 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하여, 남북 경제협력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 공동 물류단지, 평화산업 클러스터, 문화·관광 융합 산업 등을 유치하고 있으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여 추진 중입니다.
파주 출판도시와 헤이리 예술마을을 중심으로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평화 관련 도서, 영화, 전시, 공연 등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국내외 박람회 및 행사에 참여하여 파주의 평화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청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평화경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창업 지원, 사회적 기업 육성, 평화 관련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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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평화의날 파주시민행사준비위원들과 파주시장이 차담회를 가졌다
Q. 전국에서 모여드는 ‘코리아 평화의 날’ 참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우리는 ‘코리아 평화의 날’ 이 특별한 날을 함께 기념하며,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염원과 다짐을 새롭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파주시는 그 어떤 지역보다 평화의 가치를 체감하고 실천하는 곳입니다. 분단의 최전선에서, 우리는 평화를 꿈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평화가 밥이다"라는 말처럼, 평화는 단순한 이상이 아닌, 시민들의 일상과 삶의 질을 지키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바로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파주시는 이 땅에서 가장 평화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평화는 '누군가의 평화'가 아닌, 모두의 평화입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열정은 파주의 평화 가치를 더욱 널리 퍼뜨리고, 그 가치를 미래로 이어나가는 힘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코리아 평화의 날’을 기념하여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더 나은 평화를 위한 길을 걸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평화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임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