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경제지 위선지(林園經濟志 魏鮮志)》 출간 - 풍흉 길흉 및 기상, 천문, 자연현상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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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경제지 위선지(林園經濟志 魏鮮志)》 출간 - 풍흉 길흉 및 기상, 천문, 자연현상 예측

 

 

 

《임원경제지 위선지》 (전 2권, 총 1,382쪽, 각권 33,000원)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민철기⦁최시남⦁김용미⦁정명현) 옮김

풍석문화재단, 2024

 

1. 《임원경제지》 16지 중 하나인 《위선지》

 

조선 최대의 실용백과사전 《임원경제지》 중 《위선지》를 풍석문화재단(이사장 신정수)과 임원경제연구소(소장 정명현)에서 완역 출간했다. 이 백과사전은 16개의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여섯 번째가 《위선지》다.

임원경제연구소에서 2003년에 시작한 번역 사업은 이로써 《임원경제지》의 16개 분야 중 15개 분야의 37권이 출판되었다. 남은 1개 분야는 《동의보감》에서 다룬 질병 치료와 같은 성격의 의학백과 사전인 《인제지(仁濟志)》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삭감된 상황에 처해 있기에, 애초 완간 목표 시점인 2025년에는 불가능해졌다. 이후 3~4년이 더 소요되리라 예상한다.

 

《위선지》는 풍흉·길흉 예측 백과사전이다. 4권 2책. 총 94,726자로 이루어져 있다. ‘위선(魏鮮)’은 중국 한(漢)나라의 천문점성가로 풍흉과 길흉의 예측에 뛰어났던 인물이다. 《위선지》는 기상과 천문, 그리고 자연 현상을 관찰하여 농사의 풍흉과 세상사의 길흉 등을 예측하기 위한 자료를 집대성했다. 《임원경제지》의 16지 중 농사와 목축을 주제로 한 지는 《본리지》·《관휴지》·《예원지》·《만학지》·《전공지》·《전어지》 등 6개이다. 이 6개 분야의 풍흉과 길흉을 예측하여 대비하는 일 역시 향촌에서 가정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이것이 지금의 기상청 예보와 같은 비교적 짧은 시기의 예보는 물론, 1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뒤의 예측 정보를 알려주려 했던 《위선지》가, 《임원경제지》 중 한 분야의 주제로 포함되어야 했던 이유이다.

권1~3은 <풍흉과 길흉의 예측>을, 권4는 <바람과 비의 예측>을 다루었다.

 

이번에 출간된 번역서에는 그림 274장, 사진 154장, 일러스트 12점, 표 48개 등 수록된 참고자료는 총 488점이다. 이를 통해 해와 달, 오성, 별자리, 황도12궁, 음양오행, 오운육기, 24절기, 24방위, 60갑자 등 풍흉과 길흉을 예측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천문과 음양오행에 관한 고문헌은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에 더욱 힘들다. 그렇기에 이 《위선지》에 반영된 참고자료는 더욱 유의미하다.

 

 

2. 《위선지》의 개괄 내용

 

권1 풍흉과 길흉의 예측(상)에서는 “1월점(正月占)”에서 “12월점(十二月占)”까지 열두 달의 기상과 천문 현상이 풍흉과 길흉에 미치는 상응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각 달의 표제어로는 ‘절기를 어길 때의 징후’, ‘총점(總占)’, ‘일진(日辰)’, ‘징후[日候]’, ‘여러 점[雜占]’ 등이 이어진다.

 

 

<위선지 권1>

 

 

권2 풍흉과 길흉의 예측(중)에서는 하늘, 땅, 해, 달, 바람, 비, 구름 등의 천문 기상 현상과 초목, 곡식, 금수, 곤충 등의 자연 현상을 통해 풍흉과 길흉을 점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2의 첫 표제어인 ‘하늘의 빛깔’에는 사건들의 인과 관계를 반영하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들의 기술이라기보다는 옛날 사람들이 하늘 빛깔에 대해 품고 있던 일반적인 통념이나 경험을 반영하는 자료이다. “초목으로 점치다[占草木]” 항목에는 풀과 나무, 꽃 등의 생장이 곡식 농사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내용들도 다수 등장한다. 권2 말미에는 부록으로 “곡식 농사에 좋은 날과 피할 날[耕播宜忌日]”을 첨가했다.

 

 

<위선지 권2> 

   

권3 풍흉과 길흉의 예측(하)는 주로 <별로 점치다>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미원(紫微垣)·태미원(太微垣)·천시원(天市垣) 등 삼원(三垣) 별자리, 동서남북 방향의 각 7수, 즉 28수의 별자리, 토성·목성·수성·화성·금성 등 오성, 요성·객성·유성·혜성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 별자리의 이상 징후가 풍흉과 길흉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했다. 이 내용이 권3의 거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어지는 후반부에는 60갑자와 간지를 이용하여 <운기로 점치다>라는 내용을 다룬다. 운기(運氣)는 오운육기(五運六氣)를 말한다. 오운은 금·목·수·화·토 오행의 운행을 말하고, 육기는 궐음(厥陰)·소음(少陰)·태음(太陰)·소양(少陽)·양명(陽明)·태양(太陽)을 뜻한다. 서유구는 현대에 미신이나 비과학으로 여길 만한 영역을 통해서도 풍흉과 길흉을 예측하는 법을 소개했다.

 

 

<위선지 권3>

 

 

권4 바람과 비의 예측에는 바람과 비에 관한 기사들 위주로 실려 있다. 비가 내릴지 바람이 불지를 예측하는 데에 한 권의 분량을 배정했다면, 이를 통해 전통 시대에 기상 변화 중 바람과 비가 얼마나 백성의 높은 관심의 대상이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권4에서 점을 치기 위해 사용된 대상은 하늘, 땅, 해, 달, 별, 바람, 비, 구름, 안개, 노을, 무지개, 천둥이나 번개, 서리나 눈, 산수(山水), 초목, 금수, 곤충이나 물고기, 아궁이 연기, 아궁이 재, 등불, 금(琴)과 비파, 기둥과 벽, 사람 소리, 시후, 역일(曆日) 등이다.

 

 

<위선지 권4>

 

3. 《위선지》의 특징

 

⟪위선지⟫ 전체는 단순한 천문서와 기상관측서가 아니다. 농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고리가 있는 기상 현상, 천문 현상, 동식물이 보여주는 자연 현상을 통해 앞으로 닥쳐올 농사 관련 미래를 ‘점쳐서 예측하는 책[占候書, 점후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서유구는 중국의 고대로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전해 내려오는 천문서와 농서를 비롯하여, 경서(經書)·사서(史書)·유서(類書)·점서(占書)·병서(兵書) 및 민간 자료 등에서 농사일에 도움이 될 만한 천문과 기상 자료를 선별하고, 재배치했다. 그리고 이를 압축하는 편찬 방식을 동원해 농가에 유효한 점후서로 집대성했다.

전통 시대의 자연관을 현대과학의 논리로만 이해하려는 현대의 독자들이 《위선지》 진입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자연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에서 현대과학과 전통과학의 차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선지》에서 보이는 수많은 인과의 합당한 관계를 규명하는 일은 난제였다. 우리 번역팀 역시 이 책에서 소개한 수천 가지 점(占)의 인과성을 해명할 수 없었고, 그중 극히 일부만 이해했다. 우리가 과문한 탓이 크다. 그러나 전통 시대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도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족한 대로 새로 알게 된 사항들과 그림 및 사진 등을 최대한 제시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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