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같이 배우자는 문화존중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 한국다문화복지협회 유지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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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같이 배우자는 문화존중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국다문화복지협회 유지룡 대표
한국다문화복지협회의 조윤희 대표가 파주가족지원센터의 센터장으로 부임하면서, 유지룡 박사가 새 대표를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문산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안쪽에서는 한국다문화학교(다문화 청소년의 대안학교, 교장 한양수)가 열리고 있었고, 입구에서는 문화소통프로그램과 한국어교육을 알리는 배너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표를 맡은 유지룡 박사는 경력이 화려했다.
신한대 남북협력복지행정학 박사, 사회복지학 석사,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석사, 금융감독원 인증 금융교육 전문강사,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 대표로 활동하면서 법무부 법사랑 동두천지구 위원회 사무국장, 의정부지방검찰청 옴부즈만, 동두천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운영위원, 동두천시 성폭력상담소 운영위원, 정선 다문화센터 운영위원 등의 활동을 해왔다. 자격증이 11개나 되고 마라톤 생활댄스 성악 등 취미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시니어 모델로도 활동중이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금융과 교류분석 분야에서는 상담과 강의를 오랫동안 해와서 사회봉사 공로대상을 받기도했다.
이런 다양한 활동 이전에는 국민은행에 37년간 근무했던 금융인이었다.
그런 그가 왜 다문화, 청소년 복지, 상담활동(교류분석 상담전문가)를 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그는 철원과 포천의 지점장을 하면서 지역주민 다수가 다문화가정인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관심을 갖기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활동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정선다문화교육센터의 운영위원으로 다문화가정의 가족상담 등을 했던 것, 그리고 그곳에서 다문화청소년스카우트단을 창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스카우트 단원으로 넥타이를 매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며 모범적이 되더라고요. 창단식에 찾아왔던 부모들도 아이들 모습에 놀라며 기뻐했어요.”
그는 경제 분야는 물론 비경제부문인 심리상담까지도 함께 교육 및 상담함으로써 특히 소외계층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문화라고 하면 마치 취약계층이라는 생각을 바로 연결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문화적인 측면에서 태국도 필리핀도 우리 보다는 훨씬 더 앞서 있는 국가들이거든요. 우리가 시혜를 준다는 개념을 벗어나서, 우리도 같이 배우자는 상호존중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다문화복지협회가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었지만 경영이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동안 직원들 워크숍이나 다문화가족 프로그램을 같이 하면서 이 곳이 문을 닫게 될 경우, 청소년들, 외국인들이 갈 곳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손을 내민 것이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게 되었을까? “제가 경영지도사가 아니었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기업컨설팅도 많이 했기에 여기를 어떻게 경영하면 될 것이다라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착한 기업으로 잘 알려서, 사람을 중요시하고 관계를 중시해나가려 합니다. 집단상담 가족상담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서 사람들의 삶의 질이 조금씩 조금씩 좋아질 수 있도록하고 자리를 잡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다문화복지협회는 대안학교로 다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중고등 연령대의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 10여명이 일주일에 한 번은 소속 학교로 출석하고, 나머지 4일은 이곳 다문화학교에 와서 공부를 한다. 소속 학교에 가서는 하루 종일 엎드려 있다가 온다고 한다. 한글을 모르니 다문화청소년들에게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 된다. 그래서 이곳 다문화학교가 아이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셈이다.
결혼이민자 25여명을 대상으로 문화소통 프로그램을, 토요일 일요일에는 외국인 노동자 30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교실을 열고 있다. 파주의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이 곳 한국다문화복지협회를 살리고자 기꺼이 대표를 맡으신 유지룡 박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났다.
인터뷰가 끝나자, 사무실 이전 문제를 논의한다고 자리를 떴다. 인터뷰중이 건물주가 찾아왔던 것이다.
그는 은행에서 단 하루도 지각하지 않았고,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던 학창 시절이 말해주듯, 그는 성실함과 끈기 그 자체였다. 그러던 그가 37년간 다니던 은행을 퇴직하면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책임감과 의무감에 묶여있던 자신을 해방시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취미생활도 다양하다. 그리고 쉬지를 않는다. 하루에 네 다섯개의 미팅을 소화하면서, 또 시간을 쪼개어 공부한다.
도대체 이런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의 가치를 나눠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 베풀 수 있는 것을 나눠줄 때, 누군가 나로 인해 좋은 영향을 받을 때 가장 즐겁습니다.” 그는 다문화 가족과 청소년을 위해 꾸준히 후원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다문화복지협회를 제대로 세우고자 한다.
인구절벽의 시대이다. 0.78명의 출생률로 기업마저 위기감을 느끼는 시대이다. 다문화 가족과 청소년들이 파주에서 잘 적응하고 우리와 함께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다문화복지협회에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길 기대한다.
임현주 기자
#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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