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주시 친수공간 조성사업, 문제 없나? - 애초부터 무리수? 수량 확보와 수질개선부터 해결해야

입력 : 2023-03-31 02:28:05
수정 : 2023-03-31 02:30:01

파주시 친수공간 조성사업, 문제 없나?

- 애초부터 무리수? 수량 확보와 수질개선부터 해결해야

 

친수공간 조성사업(이하 친수사업)에 대한 의혹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작년 91차 사업개요 소개 이후 대외적으로 전혀 정보가 공개, 혹은 공유되고 있지 않다가 지난 227일 내부적으로 수정된 친수하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최종보고회를 가졌다. 그러나 3주가 넘도록 이를 발표하지 않은 채로 있어 의혹만 키우고 있다. 본보는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은 없는 상태다.

 

지난 2월 말 친수공간 조성 최종보고회, 아직 미공개

친수하천과 친수공간 조성팀의 양나영 주무관은 최종 보고에 대해 거점 변경 등 일부 수정이 담겼을 뿐, 큰 틀에서 작년 9월 발표했던 친수사업안과 달라진 것이 많지 않다.”라고 밝히고 정리가 되는 대로 일반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수사업은 운정호수공원, 공릉천, 소리천, 금촌천, 퇴골천, 문산천, 분수천, 갈곡천 등 파주를 감싸거나 관통하는 지류들의 수질관리와 쓰레기 정비, 산책로와 공원 조성, 체육시설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로 2019년 최종환 전 시장이 재임할 때 처음 발의된 프로젝트다. 친수사업은 15년 전 운정 신도시 조성시에도 파주시가 내건 공약이었다. 하지만 2012년 운정호수공원 하나만 달랑 지어놓고 미뤄진 의제였다.

 

2019년 최종환 전시장의 검토지시로 시작, 선거용이었나?

그러다 2019년 최종환 전 시장의 긴급 검토지시로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됐다. 이를 두고 당시 최 전 시장의 재선을 위한 무리한 사업추진이었다는 비판도 나왔었다. 최 전 시장이 낙마한 이후 작년 6월 파주시 수장이 된 김경일 시장도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다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기간도 길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라 파주시는 선뜻 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최소 1천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 될 친 수 사업은 경기도와 중앙정부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파주시 예산으로는 엄두를 낼 수 없다. 따라서 지금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가동보공사 현수막

 

1천억이 넘는 사업비, 파주시 예산으로는 역부족

다시 말해 파주시가 친수공간 사업을 추진하려면 도나 중앙정부의 환경개선 공모사업에 응모해 예산을 여러 차례 따와야만 한다. 파주시만의 예산으론 절대 역부족이다. 그나마 공모도 올해 것은 마감됐고 내년 것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현재 파주시가 일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수관련 사업은 호수공원 가동보(수로 자동개폐장치)와 여수로(높은 곳에 있는 호수가 넘치면 아래로 흐르게 하는 공사)공사, 음악분수대 설치(완료), 운정호수공원의 흉물이었던 황조롱이 모형물도 제거 됐지만 수억 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그리고 그간 끊겼던 하천 주변 산책로를 정비하는 것인데 이것만 해도 100억이 넘게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 가동보공사 

 

물 유입량이 절대 부족한 6개 지천, 가뭄철엔 녹조와 악취로 몸살

운정호수공원은 물 유입량이 절대 부족해 하상이 지속해서 퇴적되는 오물 정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친수하천으로 지정된 6개의 지천도 모두 유수량이 부족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재 운정호수공원의 수질은 4등급, 소리천은 3등급, 금촌천도 4등급으로 가뭄철에는 곳곳에 녹조가 끼고 악취가 진동한다. 나머지 하천도 비슷한 상황이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2020년 파주시의회가 급속도로 통과시킨 친수사업에 대해 조례안 통과 전부터 선 수질개선-후 친수공간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파주시는 수질개선도 해결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친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운정호수공원의 유입유지 용수는 일일 1,7000으로 애초 계획 목표량인 일일 58,000에 절대 미치지 못해 물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물 유입량이 절대 부족한 호수공원과 소리천이 연결되는 부분은 현재 가동보(수로 자동개폐장치)를 만들어 소리천과 호숫물을 연결하고 있다. 소리천 수량이 늘어나면 자동으로 호수로 가는 물 유입량을 줄이고 호수가 마르면 소리천 물 유입량을 늘리는 장치다. 예전엔 플라스틱 둑으로 댐 같이 만들었던 것을 그나마 개선한 것이다. 지금 호수공원 오른쪽 높은 쪽 호수가 넘치면 낮은 곳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여수로 공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여수로 공사 안내판

 

유입수량 늘리려면 농어촌공사로부터 임진강물을 사와야

유입 수량을 늘리는 방법은 현재론 임진강물을 끌어다 쓰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 또한 농어촌공사의 통제사항이라 쓸 수 있는 기간과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 지속 가능한 지 의문이 든다.

호수공원 부근에 농어촌공사 소유의 양수펌프가 있어 가뭄 시 소리천의 물을 끌어당기고 소리천은 결국 임진강 물을 당기게끔 하천 구조가 형성되어 있으나 거의 수년 동안 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예산 부족이다. 현재 농어촌공사로부터 물을 공급받으려면 톤당 150~200원을 물 값을 치르고 물을 사 와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공원관리과(현재는 공원과)의 예산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물순환 시스템 가동이 4년 동안 멈춘 것이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유로 커버가 됐지만 봄이 되고 코로나가 끝나가는 이제부터가 문제다.

 

▲ 여수로 공사 현장

 

1,353억 원이 투입된 물 순환시스템이 4년째 방치됐다. 필터도 못 갈아

물 순환 시스템 가동을 멈춘 가장 큰 이유도 예산 부족이다. LH공사가 발주하고 SK건설이 200858일 착공해 20121231일 완성한 도시 물순환 시스템 일명 BLue Network는 운정호수, 와동 저류지, 실개천과 소리천 등의 수해 방지 기능을 강화하고 수량 확보 및 수질보전을 통해 친환경 물순환시스템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1,353억 원이란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Bue Network는 지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물 순환시스템에는 200면적의 인공호수와 총연장 13.2Km의 실개천 외에 취정수 시설과 교량 등이 포함되었다. 가장 핵심시설인 순환수 취수시설인 취수펌프장은 하루 58,000의 물을 정수해 강제로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운정호수로 유입되는 수량은 17,000에 불과해 이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려면 일단 41,000의 추가 수량을 유입시켜야 하고 또 물을 정수하기 위해 취수펌프장을 거의 24시간 돌려야 한다.

 

▲운정신도시를 관통하는 소리천 갈수기엔 녹조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애초부터 관리 문제 많았던 운정호수공원

농어촌공사 물값도 그렇고 한전 전기료도 만만치 않았고 필터 교체 비용도 4~5억이 들어가는 상태라 애초부터 문제가 많았던 운정호수공원. 친수공간 사업은 전 파주시장이 실효성 없는 선거공약을 위해 그동안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순환펌프가 멈춘 지금 현장에 가보면 호수공원도 그렇고, 공원과 연결된 소리천도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다. 기온이 상승하고 가뭄이 닥친다면 운정호수와 소리천 일대는 물이 썩을 염려가 있다.

이에 대해 친수하천과의 김성태 팀장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일단 4월부터 필터를 교체하고 취수펌프장을 가동시킬 예정이다. 임진강물을 끌어다 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예산도 문제고, 농어촌공사도 농업용수 공급이 우선이라 갈수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솔직히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천변 정리로 식물이 사라진 자리에 환경 유해식물들 창궐

친수공간 사업은 물에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생태파괴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 공릉천 아저씨로 불리고 있는 강석훈 시민 실천 운동가는 파주시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태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미 공릉천에서도 보았듯이 개발로 인한 멸종위기종들의 개체수가 현격히 줄었다.”라고 말하고 하천 정비가 시작되면 환경 유해식물인 단풍잎 돼지풀, 가시박, 환삼덩굴 등으로 천변이 뒤덮일 것으로 예상했다.

천변 정리로 일반 식물들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성장 속도가 빠른 환경 유해식물이 차지하게 때문이라고 지적한 강석훈 씨는 공릉천 영천 배수관문 주변이 개발되면서 그 일대가 전부 단풍잎 돼지풀로 뒤덮였다. 따라서 개발기간에 최소 3~5년 동안 환경 유해식물에 대한 대대적인 제거작업을 해야 하고 예산도 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친수공간 조성, 투명하게 추진해야

파주환경운동연합의 이정철 공동의장은 친수공간 조성 관련 공사는 생태 문제를 고려한 설계, 계획이 없으면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관련하여 시민사회, 전문가 등을 포함한 열린 테이블에서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파주시는 형식적인 설명회를 했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공사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파주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친수공간 조성도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석종 기자

#157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