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희망 고문 이어온 3호선(일산선) 연장 - 윤후덕 의원의 공약 딜레마 이번엔 해결될까?
수정 : 2023-03-14 03:59:32
20년간 희망 고문 이어온 3호선(일산선) 연장
윤후덕 의원의 공약 딜레마 이번엔 해결될까?
2003년 운정신도시 계획단계 때 처음 제기되었던 3호선 연장이 근 20년이 넘도록 공전하고 있어 과연 3호선을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비판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3호선 연장은 관내 정치인들이 빠지지 않고 내세우는 공약이었다. 지난번 19대, 20대, 21대 국회의원 선거도 그렇고 지난번 파주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윤후덕 의원의 경우에는 재선될 당시 2016년 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했다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나 실현되지 않고 2010년 종료됐다. 21대 국회의원으로 도전할 당시도 3호선 연장은 어김없는 그의 공약이었다. 윤 의원은 적극적인 선거 활동도 없이, 파주 연고가 없는 미래통합당 신보라 후보와의 대진운이 좋아 3선에 성공했다.
윤 의원 기재부 위원장 때 재정사업으로 왜 추진 못했나?
이후 윤후덕 의원은 2020년 6월부터 2022년 5월 말까지 제21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정부 예산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예산분배 결정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또 마침 3호선 연장이 4차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윤 의원은 3호선 연장을 재정사업(국가재정으로 건설하는 사업)에 포함하는 데 실패했다.
윤 의원 재정사업에서 실패하자 갑자기 민자유치로 전환
윤의원은 자신이 약속했던 3호선 연장 재정사업이 불발되자 결국 불가능에 가까운 민자유치로 방향을 바꾸었다. 파주시는 윤후덕 의원이 유치한 민자로, 대화서 금릉역까지 10.7km를 연결하고 사이에 신설역사 4개 증개축 역사 1개를 설치한다는 3호선 추가 연장계획을 2020년 9월 발표했다. 기존 3차 계획에서 3킬로미터가 연장된 3호선 연장은 일산선 혹은 운정선으로 명명되며 파주시민들의 오랜 염원이 성취될 길이 열리게 되었다는 식의 언론보도가 잇달았다. 발표 당시 시장은 최종환시장. 이 발표는 추후 파주시장에 출마했던 최종환 전 시장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사업비는 애초 8천억에서 4천억 가까이 늘어난 1조 2천억(4차국가철도망 구축계획서 제시된 금액).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코레일이 운영해 현대건설에 건설비를 갚는 BTL 민자 방식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성 떨어져 민자 적격성조사 1년 연장. 주민 들 배신당한 느낌
하지만 2020년 9월 25일 파주시와 현대건설이 맺은 업무협약 이후 1년이 넘도록 KDI(한국개발연구원) 민자 적격성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윤 의원의 약속이 실현되기를 고대하던 파주시민들은 윤 의원이 유치한 민자사업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하철로 10년째 서울로 출퇴근 한다는 한 주민은 “내가 운정으로 이사올 때부터 3호선 연장을 곧 이룰 것 같아 윤후덕 의원에게 두 번 투표했는데 솔직히 요즘은 배신당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21년 12월 9일 당시 홍남기 기재부 장관을 만나 3호선 연장을 위한 민자 적격성조사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현재 사업제안자인 현대건설과 국토부는 적격성 통과 일정을 1년 후로 늦춘 상태다.
주된 이유는 경제성 부족이다. 3호선 연장사업이 B/C(Benefit/Cost: 비용 대비 편익)분석에서 겨우 0.3~0.4가 나오기 때문이다. 통상 민자사업은 B/C가 1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반이 안 나온다면 경제성이 희박해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게 예산전문가들의 견해다. B/C와 더불어 사업 타당성을 결정하는 기준인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 계층화 분석법)의 경우에는 경제성은 40-50%를 차지하고 사업의 일관성, 효과, 지역 균형발전 등의 항목을 10명의 전문가가 점수를 매겨 평균 0.5가 넘으면 사업 시행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3호선 연장의 첫 확정 노선인 송파 하남선의 경우 B/C는 0.6이 나왔으나 AHP가 0.5를 넘겨 KDI의 사업 타당성을 확보했다. 파주시와 현대건설은 B/C 개선보다 AHP서 사업 타당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하루 3만 명, 추가 요금 5천 원, 30년간 운영해야 투자금 회수 가능
오랫동안 정부의 재정을 연구해온 한 예산전문가는 “3호선 연장 민자사업이 수익성을 가지려면 코레일이 하루 3만 명, 추가 요금 5천 원을 받아 30년간 운영해야 현대건설이 투자한 돈을 갚을 수 있다”라며 “투자금 회수가 난망인 이 사업에 현대건설이 쉽게 뛰어들 것 같지 않다. 적자가 불 보듯 빤한 3호선 민자사업이 가능하려면 정치적 협상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후덕 의원 블로그 통해 경제성 떨어지는 것 인정
민자사업을 따왔다고 자신의 큰 업적인 양 선전했던 윤후덕 의원은 3호선 연장 착공개시를 촉구하는 유권자들에게 2021년 12월 2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결국 경제성 부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윤 후보는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민자적격성 발표가 1년 더 미뤄지면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궁색한 변명에 그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보인다. 3호선 연장은 서울의 알짜배기 지역을 지나는 노선이기에 노선연장과 신규노선을 건설해 달라는 요구가 매우 극심하다. 3호선 연장을 요구하는 지역은 많다. 송파 하남선(오금-하남 시청역), 일산선(대화-금릉), 수서역-수원시 영통구, 조리-금촌선(금촌역-삼송역), 구파발행 열차 백석역 연장 등이 지역별 연장 요구다.
송파 하남선 확정에 하남시 최종윤 초선의원이 큰 역할 했다
그러나 최소 5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지역에서 3호선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도 실제로 지금까지 국토교통부에서 확정한 연장안은 송파 하남선 하나다.
오금에서 하남시청까지 12km를 연장하는 송파 하남선 건설은 총사업비가 1조3-4천억이 들어가며 전액 LH공사가 부담한다. 건설비는 LH공사가 교산 신도시 입주민들로부터 광역교통개선 분담금을 받아 대체한다. 12월 사업용역을 시작 15개월 후인 2024년 봄에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 하남선이 확정된 데는 지역주민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하남시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의 역할이 컸다. 초선이었지만 적극적인 의정활동과 담당자와의 잦은 회동을 통해 LH공사 하남 사업본부와 국토교통부를 움직였고 그 결과 송파 하남선 연장이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윤후덕 의원은 본인이 기재부 위원장이었음에도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험난한 민자를 선택했다. 그간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웠던 3호선 연장의 지속적인 불발이 그의 4선 도전에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
#155호 파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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