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릉천 하구 뚝방길 콘크리트 포장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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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릉천 하구 뚝방길 콘크리트 포장을 중단하라
지금 한강환경유역청은 200년 주기 홍수위를 기준으로 공릉천 하구 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195억을 들여 공릉천 하구(송촌교에서 영천배수갑문까지)에 배수로를 만들고, 공릉천 뚝방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영천배수갑문 폐쇄를 대체할 다리를 짓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하여 추진되었다는 것이 지적되면서(사실상 불법적인 사업추진임) 사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 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한강환경유역청은 지난 8월에는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를 포획이주시켜서 시민들의 반발이 크게 일어났다.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를 보호해야할 파주시도 이를 방기하였다. 멸종위기종은 종이 멸종되지 않도록 우리가 적극 보호하여야한다. 혹자는 ‘그깟 개구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다양성이야말로 농업, 산업, 예술 등 다방면에서 가장 중시되는 가치이다. 이 때문에 토종씨앗 도서관이 만들어지고, 천연기념물 지정을 하여 고려시대 청자를 보존하듯 지키고 있는 것이다.
파주시민들만이 아니라, 고양, 김포, 강화 등지의 시민들까지 공릉천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고, 전국의 생태지킴이 활동가들이 공릉천에 주목하고 있다. 이곳은 전국 철새의 1/3이 지나는 생태계의 보고이며, 자연하구가 살아있고, 밀물과 썰물이 만나는 기수역 생태계로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인 생물학자들도 찾는 소중한 자연하천이다.
이 공릉천의 뚝방길은 시민들이 자연치유하고, 힐링하며, 즐겨찾는 걷는 길이다.
그런데, 이 뚝방길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려한다. 파주시가 홍수 예고시 관리를 위한 안전한 길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릉천 뚝방이 콘크리트화가 되면 바로 차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멸종위기종 뜸부기와 삵, 수원청개구리, 붉은발말똥게, 저어새가 살 수없게 된다. 공릉천에서 흔히 보는 큰기러기도 멸종위기종이다. 지난 1월에 공릉천모니터링으로 확인된 것만도 38종 1400여 개체의 생명들이 있었다.
순천시는 산업단지로 개발하려던 순천만을 생태관광지로 만들어 10여년 만에 수백만 관광객이 모이는 세계적인 탐조지가 되었다. 지금 순천시는 일본 이즈미시에서 순천만에 돌아온 수천마리의 흑두루미로 탄성을 지르고 있다. 순천시는 생태계서비스(논농사를 농약없이 짓고, 여기서 난 벼는 탈곡을 하지 않은 채 두었다가 농민들이 겨울에 볍씨를 논에 뿌려주어 철새들 모이를 주도록 함. 이에 대해 벼농사에 대해 보상하고, 겨울 볍씨 뿌리기 활동에 대해 보상하기에 농민들이 대환영임) 구역을 2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 파주시도 그 어느 도시 못지 않게 생태관광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다. 공릉천은 수도권 인근에 위치하면서도 생명다양성이 풍부한 자연하천이다. 이곳을 잘 보존하고, 가치를 살린다면 공릉천 하나만으로도 수백만의 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다.
지금은 뚝방의 관목과 풀들을 모두 베어내어 단풍잎돼지풀만 무성한 채로 있다. 공릉천을 살리는 것은 시민들에게 수조원에 못지 않은 자연휴양지를 선사하는 길이고, 우리 후대들에게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가장 빛나는 유산을 물려주는 길이다.
이제 파주시와 파주시민이 나서서 공릉천을 자연생태 하구로 지켜내어야할 것이다.
#154호 (2023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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