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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62) 정수농장 김정수

입력 : 2017-07-26 0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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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62) 정수농장 김정수

토마토 사이에서 벼가 자라고....정수농법




광탄면 사무소를 지나 윤관장군묘를 지나 조금만 가면 광탄면 분수리이다. 혜음로 856(분수리 299). 이곳에 김정수씨(65세)가 일구는 정수농장이 있다. 

습기가 눅눅하고 땀이 절로 나는데도 정수농장 김정수씨는 리어카를 끌고 토마토를 따고 있었다. 그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오늘 세 번째 만나는데, 여전히 몸에서부터 한톨만큼의 게으름도 없을 듯 열정적이다.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멀리서 계란을 사러온 사람도 있었다. 지금 정수농장은 여러 생협에서 찾아와 “진짜 유기농”이라며 평가한다. 주문판매로 정수농장 먹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귀농인들이 공부하는 농장이 되어있다.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젊은이들이 몰려올겁니다.” 


▲양주농업기술센터에서 자연생태유기농합복합영농 기술을 강의하였다.

생태자연유기순환복합영농 

그는 자신의 농법을 ‘정수농법’이라 이름했다. 바를 正 빼어날 秀. “해로운 것은 안쓰고 바르게 농사짓는다. 세계에서 제일 건강한 먹거리 기술을 접목한다. 그래서 정수농장입니다.” 마른 몸매에도 그의 포부는 세계적이다.  

“모든 생태계는 스스로 큽니다. 산삼은 비료와 농약과 물을 안줘도 스스로 큽니다. 산에 있는 모든 생물은 스스로 먹이를 찾아서 먹고 삽니다. 그래서 가장 자연에 근접한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첨단 기술 과학농법과 해외 선진 기술 농법을 전통농법과 접목을 시켜서 자연생태계에 응용하고 농장자동화(습도 온도 하우스 자동화 등)로 미래를 겨냥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농사를 짓도록 하는 것이 정수농법입니다.” 그는 자신의 농사법을 이렇게 한달음에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생태 자연 유기순환 복합 영농’이다. 이 이름도 오랫동안 고민해서 만든 것이라 했다.  


▲파주귀농학교에서 정수농장에 견학을 왔다.


▲귀농인들이 농업기술을 배우러 정수농장을 찾았다.

진정한 귀농인, 대단한 농부 

그의 농장에 가면 별 것 없는 것 같지만, 또 아주아주 대단하다. 그가 귀농인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고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던 사람처럼 밭 이곳 저곳에 그의 손길이 닿아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밭과 달리 이런 저런 과학적 실험적 장비들이 숨어있다.

“농사가 힘들지 않나요?”

그는 자신의 여건에 맞게 이 시스템(생태자연유기순환복합영농)을 적용하면 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공간이 적으면 적은대로 크면 큰대로, 돈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땅이 없으면 가정에서 할 수 있을 만큼 하면 됩니다. 제가 세계를 다니면서 공부를 했는데.....심지어 일본에서 놀란 것은 기와집 지붕위에 거치대를 설치해서 농사를 짓는 거예요. 하겠다고 생각해서 발상을 하면 안되는 것이 없어요. 공한지, 습지, 노는 땅에 모두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통상 ‘귀농’이라하면 땅이 있어야 하고, 작목을 정하고, 농기계를 이용하고...등등의 프레임이 있다. 현재 농업정책이 대규모 기업농, 시설농, 기계농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농 귀촌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대체로 이런 프레임으로 ‘드론을 이용한 콩농사’, ‘특용작물로 성공한 사례’, ‘시설개선으로 수확량을 늘린 고추농사’ 등을 현장견학한다. 그래서 자신감을 얻기보다는 땅과 시설, 작목에 대한 투자비를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김정수씨는 그런 틀을 과감해 깨버린다.

  


▲정수농장은 토마토 이랑 사이 안쪽에서 벼를 키우고 있다.

토마토 지지대 사이에서 벼가 자라고....

‘자연을 이용하고, 순환시키는 복합영농’. 그의 농장을 둘러보면 그저 감탄을 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농사를 짓는다. 

산에서 토착미생물을 만들어서 증식 --> 이것을 6차 까지 증식시켜 사용 -> 이 물에 스테비아(천연 감미초)와 계분액비와 칼슘액비를 만들어 추가하고, 화강암으로 탄소성분이 물에 녹도록하여 토마토와 고추에 뿌린다. 이 ‘마법의 물’로 식물 과실이 3배, 4배가 되고, 병충해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 

땅에는 계분 퇴비를 준다. 이 계분을 만드는 닭들은 어릴때부터 야생 그대로 통곡과 억센 잎새를 먹고 자라도록 훈련해서 별도의 사료없이, 농장에서 나오는 농부산물을 먹는다. 그리고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주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로 동애등에(파리목)를 키워 먹인다. 동애등에는 자체에 항생제가 있어서 닭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자란 닭은 4년, 5년이 되어도 산란을 하고 있다. 

공한지에서는 메뚜기를 키우고, 토마토 이랑 사이에 물이 고이도록 해서 벼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고랑에서는 미꾸라지가 자라고 있다. 이 밭에는 미생물 계분액비가 필요에 따라 주입되도록 파이프를 잘 배치해놓았다. 

이렇게 5년을 농사지었더니 맹꽁이 개구리 지렁이 뱀이 다시 살아나 모두 이 농장에 더불어 살고 있다. 

“주변에는 벌레가 난리인데 여기는 없어요. 고추도 병이 없고, 토마토, 오이가 3배 4배 달려요.” 



정수농장의 닭들은 풀과 유기농 부산물을 먹고 자라고, 이 닭들의 똥은 식물의 영양분을 만든다.

“농장을 공원처럼, 공원을 농장처럼.”

김정수씨는 농업에 대해 철저히 원가를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 복합영농이다. “쌀값이 20년전에 15만원이었어요. 지금은 오히려 그보다 못해. 그래서 복합영농으로 쌀농사 조금 짓고, 메뚜기도 키우고, 밭작물을 동시에 키워 다품종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지.”

쌀과 밭작물을 같이 하자? 정말 기발한 발상이다. 그는 이것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곤충까지 키우면서 농장을 공원처럼 만드는 계획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메뚜기 잡기 얼마나 재밌어? 거기서 메뚜기 잡아서 닭한테 줘. 닭들이 난리죠. 동애등에를 주면 닭들이 산삼 먹듯이 먹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해요. 그렇게 농장을 테마파크처럼 만드는 거죠.”

그가 농장에서 그리는 그림은 여러 갈래로 나간다. 즐겁게 일하고, 상상하며 일하니 여러 가지를 한 곳에서 능률적으로 해낸다. 미생물액비로 식물을 키우니 비닐멀칭을 한번만 해도 여러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배추를 심어 자르고, 그 옆에 콩을 심고, 또 잘라내서 감자나 고구마를 심는다. 농사계획만 잘 세우면 밭갈이 안하고 비닐멀칭 안해도 되니 노동력도 경비도 크게 절약된다. 즐겁게 농사를 지으니 기발한 농사법이 나온다.



▲토작미생물 계분액비로 건강하게 자란 여주를 말리고 있다.


“디자인 하나 잘하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어요”

김정수씨는 대기업에서 생산품질 자동화 관련 업무를 25년간 해오다가, 13년 동안 개인사업을 했다. 개인사업을 하면서 농사와 선진 농법에 관심 갖고 10년동안 귀농준비를 했다. 그리고 모든 일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농사짓기 시작한 것은 5년째이다. 

놀라와하는 내게 말했다. “남들이 골프 칠 때 농사를 취미삼아 살았어요. 그래서 지금 이런 복합영농을 하게 된 거죠.” 품질 관리 분석을 하던 경력이 있어서 그는 매우 치밀하게 원가분석을 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다. 

“대기업은 소기업에서 큰 거잖아요. 초관리, 동작분석 등으로 노동생산성을 계산해서 대기업이 된 것입니다. 농사 지으면서 동작분석을 해요. 디자인 하나 잘 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농업생산성을 분석해보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1/3, 네델란드의 1/5 미국의 1/7~1/8 수준입니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 기법을 농업에 적용해서 품질, 생산성, 코스트에 수평 전개하니 제가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겁니다.”   

그가 농사를 선택하게 된 것은 15년전부터 국내외 유수의 경제연구소와 석박사들이 미래에 대해 전망있는 분야로 관광업, 금융업, 농업을 꼽았기 때문이라 했다. 그 중 개인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농업이어서 농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제분도 농사를 짓나요?” 

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더니 말을 잇는다. “젊은이들요~ 농사가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몰려오게 됩니다.” 그는 농업이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 때가 되면 딸과 아들, 그리고 2명의 손주도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되리라.



YTN특집다큐 '똥은 흙이다'를 촬영중인 김정수씨.


▲YTN의 특집 프로그램에서 확인한 정수농장의 유기농함유랑은 일반농장의 2배이다.

세계 제일의 고품질 농업국가로 만들 수 있다! 

그는 세계 제일의 고품질 농업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스템에 수분감지기를 모터로 연결하여 자동으로 수분공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최소의 물로 농사짓는 농법과 세종대왕의 농사실록에 나온 농수로 농법을 접목한 것이 자신의 농업이란다.  

“네델란드에 몇 번 가봤어요. 네델란드는 모두 습지인데 다 활용하는 거잖아요.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아주 좋은 거예요. 대륙의 끝단에 좋은 미생물과 자원과 종자가 좋은 게 다 있는 거야. 천연자원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것과, 네델란드의 양액생산에 비해 우리는 원가와 고품질에서 이길 수 있죠. 대량생산에서는 지겠지만....” 

GMO 옥수수, 농부산물 이용하여 비용을 1/5로 감축, 신이 내린 항생제 동애등에, 의학 사료 대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곤충 산업 등등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그 사이에 손님이 정수농장의 토마토를 찾아왔다. 김정수님의 열정적인 강의에 감사하며 돌아서는데....가슴이 뜨거워졌다. 농업에서 미래를 만드는 사람 김정수. 그는 나의 귀농 스승이 될 것이다. 

못내 아쉬운 나는 ‘YTN특집다큐 생명의 선택 2부 똥은 흙이다’를 틀어본다. 천직처럼 농사짓고, 연구하고, 상상하고, 실행하고, 자부하는 그를 보며 존경하는 마음을 낸다. 
참, 먼저 그의 친환경 건강먹거리를 주문해야겠다. 정수농장 010-8644-5402

                                               

    임현주 기자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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