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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㉓ 왜 항상 작심삼일(作心三日)일까? (1)

입력 : 2016-02-19 13:36: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왜 항상 작심삼일(作心三日)일까? (1)

 

 

2016년이 된지도 어느덧 2달이 다 돼 간다. 싸늘한 겨울도 지났고 파릇한 봄을 앞두고 있지만, 새해 옹골차게 결심했던 일들은 아직도 새로 산 다이어리 안에 묻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나마 사흘 동안 애써 지켜왔던 녀석들도 끝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게으름과 무관심에 시들어가고 있다. 이대로 있다간 또 그렇게 지난해와 별 다를 것 없는 시간이 앞에 놓일 것이다. 도대체 우리는 왜 항상 작심삼일일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들은 그 실체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지 못하거나 접근 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작심(作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바른 작심(作心)인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오히려 어릴 적부터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위인전을 통해, 마음먹고 열심히만 하면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만 갖는다. 성인이 되어서도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방법을 따라 해보거나 자기계발서적을 뒤적여볼 뿐 정작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전히 막연하기만 하다.

 

항상 결과만 보면 참 쉬워 보인다. 마치 범인을 미리 알고 읽는 추리소설처럼 성공은 언제나 명백하다. 하지만 결말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는 늘 과정만 있을 뿐이다. 그 과정이 일련의 흐름으로 매끄럽게 연결될 때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즉,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핵심은 이루고자 한 목표가 아니라 작심의 ‘과정’에 있다. ‘그래 결심했어!’와 같은 다짐은 소중하지만 전체과정 중에서 매우 작은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공학적으로 보자면 사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서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아무리 첨단기기라고 하더라도 하드웨어가 실행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만 소프트웨어를 구현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소프트웨어에 맞게 하드웨어를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때문에 작심(作心)이라는 새로운 응용프로그램이 무리 없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身)이라는 디바이스가 달라져야 한다. 그러므로 작심의 과정이란 몸이 운영되는 방식을 새롭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앞으로 약 열 번의 짧은 글을 통해 우리의 작심이 어디서 오류가 나는지, 왜 3일을 넘기지 못하는지를 몸이 작동되는 시스템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하고 싶은 것이 각기 다른 만큼 오류 또한 다양하겠지만, 결국 그 또한 몸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인체생리체계를 기준으로 하여 어디가 어떻게 문제인지 하나씩 다룰 예정이다. 이번 연재가 ‘난 이미 글렀어.’와 같이 자포자기의 심정인 분들에게 다시 제대로 작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카페 방하 봄동 한의원 유창석 한의사

 

 

 

#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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