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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자연탐사, 아주 짧고 긴 여로 - DMZ에서 몽골까지 자연을 만난다!

입력 : 2024-01-19 05:42:31
수정 : 2024-01-23 02:40:42

몽골자연탐사, 아주 짧고 긴 여로

- DMZ에서 몽골까지 자연을 만난다!

 

 

한겨레 땅 한가운데에서 동서로 한 획을 긋고, 가시철조망을 둘러치고 ‘DMZ’(비무장지대)라고 말해 왔다.

가시철망 울타리 600리는 참 슬프고 부끄러운 공간이다. 그런데 그 슬픈 공간에 사람들이 아닌, , 포유류, 물고기, 양서파충류, 식물 등이 고맙게도 70여 년이나 넘게 평화를 누리고 살아왔다. DMZ 안팎에는 그들만이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있었다.

남북의 가시철망 담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자 국제적 보호종인 생명문화재를 지속해 살펴온 이들이 있었다.

통일대교를 넘어 매 주일 마다 하루 이상씩 민통선 임진강을 섬세하게 살펴보는 이들의 정성과 기록물을 보면서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단체(에코휴DMZ 생태조사단)의 지도자인 전선희선생이 독수리를 비롯한 두루미류, 개리, 노랑부리저어새 등의 번식지인 몽골을 함께 탐사했으면 한다말을 해 왔다. 전선생의 말에 기꺼이 함께 몽골자연탐사대를 만들자고 응답했다. 마침 나는 몽골에서 자연다큐멘타리를 제작하려 했고, 이미 촬영팀의 양해를 받아, 함께하게 되었다.

 

▲ 몽골 독수리 둥지의 어린 새

 

나는 탐사대 보다 일주일 먼저 몽골의 조류 번식지 상태를 살펴보아야 했다. 함께할 귀한 동지들을 실망하지 않도록 서둘러 523일 몽골을 향했다. 번식지에 작년과 같이 둥지, 새끼들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5일 동안을 찾아 살폈다. 다행한 일이었다.

 

▲ 몽골에서 만난 개리

 

열흘 뒤인 530일 새벽 인천공항에서 출발, 칭기스칸공항에 도착한 몽골자연탐사대'와 합류했다. 몽골의 봄은 꿈틀거리는 생명의 향기가 넘치고 있었다. 대원들은아주 짧은 탐사 여행이지만, 험하고 긴 길을 가야만 했다. 그동안 DMZ 안팎에서겨울 철새의 모습만 보았던 대원들은 이제 몽골에서 그 철새들을 만나면서 서로 사랑하고 짝짓고 알 낳고 새끼를 키우는 번식의 생활사를 비로소 보고 느끼고 기록했다. 몽골자연탐사대원들은 짧은 일정에 자신들이 기록해 얻고 싶었던 결과에 크게 부족할지도 모른다. 귀국 후, 대원들은 부족하지만 첫 몽골자연탐사의 결과를 사진전시'소책자로 남길 생각을 했다.

 

▲  수염수리 번식지로 알려진 바트칸산 

 

파주의 자랑, 파주출판단지 내 지지향 갤러리는 고맙게도 공간과 따듯한 지원을해 주셨다. 참 기쁜 일이다.

에코휴DMZ ‘몽골자연탐사대는 일회성 여행이 아닐 것이다. 한국과 몽골 간 이동경로를 따라 이주하는 철새들을 깊이 있고,지속가능한 연구를 할 것임을 나는 굳게믿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마다 DMZ과 민통선을 찾아와 겨울나기를 해온 겨울 철새들을 대상으로 조사, 연구해 온 일이 그동안의 절반이었다면, 나머지 절반은 몽골의번식 메카를 탐사하고 공부하는 일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크게 기대한다.

 

202415일 몽골자연탐사대 대장 노영대

#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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