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물찾기 (21) 비우기

입력 : 2016-11-15 16:50:00
수정 : 0000-00-00 00:00:00


비우기

요즘 몸과 마음을 비우고 있다. 산책을 생활화 하고 음식을 적게 먹으며 명상을 한다. 명상이라고 해도 내가 하는 건 대단할 것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있는 거다. 가급적 일할 때 빼곤 몸과 머리를 쉬게 하려고 한다. 언제나 불을 끄면 잠을 못 이뤘던 것은 불안 때문일 것이다. 이젠 불을 다 끄고 암흑의 상태에서 잠들려고 노력한다.

 

어떤 정신과 의사의 글에서 봤는데 불안이 늘 뒤통수를 따라다니면 그 사람은 운동할 때 조차도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나역시 불안이 늘 따라다녔다. 불안도 일종의 연료라면서 위안을 삼았지만 항상 그렇진 않았다. 한숨 쉬는 것도 습관이고, 걱정하는 것도 습관일 것이다. 누군가가 걱정이 될 때 우리 형제들은 농담으로 그 사람들 우리보다 잘 사니까 걱정 안해도 돼! 라고 했다. 막상 걱정이라는 것도 아주 약간은 필요하겠지만 쓸데없거나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것이 많을 거다.

 

요즘처럼 나를 컨트롤 하고 지키는 훈련을 반복해서 난 원래 이렇게 살았지 하면서 조금 긴장이 풀렸으면 한다. 그래서 내가 책임져야 할 내 얼굴도 부드러운 인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이마엔 찡그림이 없고 입가의 미소가 잘 어울리는 사람.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더배곳 배우미 아멜 김유진


#52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