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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31) 팩트체크

입력 : 2017-05-11 12:29:00
수정 : 0000-00-00 00:00:00

 


 
 
팩트체크

새벽에 퐁퐁 울었다.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실로 오랜만의 울음이었다. 눈물은 가만히 볼을 타고 흘러 턱 끝에 고였다가 베게에 스며들었다. 몹시 슬픔... 울다 지쳐 잠들고 깨어보니 복받쳤던 설움이 조금 잦아들었다. 아무렇지 않지 않다. 혼자 길 위에 버려진 길고양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무도 나를 찾거나 하지 않을까봐 두려움에 커진 눈을 깜빡였다.

살면서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바닥과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그 바닥에는 많은 틈이 있는데 한마디로 거긴 많이 더럽고 추하다.

흔히 바닥을 찍어 본 사람만이 날아오를 수 있다고들 한다. 나도 예전엔 그 내용에 공감했고 충언을 할 때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차갑고 더러운 바닥을 직시하고 그것을 개미 핥기 처럼 훌터볼 수 있을 때 사람은 깊이를 갖게 된다. 조금 극단적 비유지만 매일 분홍빛 몽상에 빠져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유행어가 되어버린 팩트 체크. 나라는 존재에 대한 팩트 체크가 절실히 필요했다.

대충 살고싶고 좋은게 좋은거고 인생 별거 없고 그럼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은 어떻게 설명이 되지? 어떤 SBS 다큐멘터리에서는 진실을 왜곡하는 사람에게 참회를 요구한다. 한 사람이 타인을 기만하고 진실을 외면하게 되면 그것에 얽힌이들의 희생이 무의미해지고 고통이 수반된다.

아마도 어제 내가 느꼈던 감정은 참회에 가까웠다. 한탄과는 달랐다. 넋두리, 변명, 비관과는 거리가 있는 자아성찰의 눈물이 흐른것이다.

<데미안>에 나오는 새의 세계, 즉 알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있는 힘껏 반성을 했다. 이젠 두 눈을 부릅뜨고 진짜를 직시하려 한다. 내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 물질, 이성, 감정, 소유, 분노와 절망 그리고 사랑. 그것이 어제의 눈물 이전의 나와 터널을 탈출한 오늘의 나의 커다란 차이이다.

 

(김유진, 아멜)  

 

#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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