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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고양파주여성민우회 이정아 - 들불처럼 번지는 metoo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

입력 : 2018-03-16 1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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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metoo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



  성차별에 대한 누적된 부당함에 대한 분노가 성폭력 사건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 개인이 드러낸 피해경험을 단순히 그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시혜하듯 또는 잡도리 하듯 우르르 몰려들어 한마디씩 거들고 소멸해 버리는, 그래서 결국엔 개인의 문제로 짐지워 버리라 하는 것이 결코 아님이다.


‘참으라’ ‘잊으라’ ‘너 그 시간에 왜 거기 있었냐’ ‘왜 싫다고 하지 않았냐’ ‘왜 두번 세번 따라갔냐’.... 모두 피해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치 이 모든 걸 여성이 해 냈더라면 충분히 예방되었음직한 아주 사소한 문제로 끝까지 피해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때는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고, 그때는 너무 얼어버렸고, 그때는 혼자 고립되고 무기력했고, 그때는 반항하면 안 될 것 같았고, 그때는 내 방식으로 최대한 방어했으나 체념했고.... 이 처절한 이야기를 기어이 다시 하라고 여전히 피해여성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2차 3차 가해가 이어지는 순간이다.


이 틈바구니에서

metoo는 우리사회에 너무나 깊숙이 오랜 시간 이어오고 있었다.

전시폭력을 드러냈던 일본군 위안부, 양공주로 치부하였던 미군위안부들의 피해경험은 국가적 위중한 시대에 이루어진 사소함으로, 직장 내 성폭력은 조직 내 분란을 조장하는 별스러운 것으로, 가족 내 성폭력은 감히 어디다 말도 못 꺼내는 것으로 metoo는 오역되거나, 무고가 되거나, 까칠하고 성격이 이상하거나, 꽃뱀이 되거나.... 그렇게 우리 사회는 입 다물게 하고 무시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그래서 지금도 고양파주여성민우회를 통해 연간 잡히는 상담통계만 해도 한 해 수백 건이다. 

일상의 성 차별이 이처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일상에서 너무나 사소하다는 듯 다뤄지고 누적되어 온 것이다.  


이제 이러지 말자. 정말 변하자

성평등한 방향으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도적으로는 피해자를 순식간에 가해자로 만들고 입을 다물게 만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주장해나가자.

왜 이제서야 말하냐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하자. 그리고 함께 할테니 용기를 내 달라 하자. 그리고 말 할 수 없다면 꼭 용기내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말하자! 

그래서 성평등은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고 함께 살아가는 전제 조건임을 지금 우리가 말해야 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대한 호응일 것이다.





고양파주여성민우회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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