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선거와 선거 사이에 있다 -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정치를 찾아야
수정 : 2022-05-25 12:05:53
사설
정치는 선거와 선거 사이에 있다
-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정치를 찾아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실린 파주시민의 희망공약 제안
지금 전국이 선거 바람에 빠져있다. 근데...과연 그럴까? 주위에 지방선거를 주제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았는가? 선거는 출마자들, 출마자를 배출한 정당과 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언론에서만 뜨거운 것은 아닐까 질문해본다. 양당의 대결구도를 이용하여 클릭 장사를 하는 매스컴만 신나는 건 아닐까?
4,010명의 선출직을 뽑는 어마어마한 정치일정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 1명과 국회의원 300명을 뺀 17개의 광역단체장, 17명의 광역지자체 교육감, 824명의 광역의원, 226명의 기초단체장, 2,926명의 기초의원, 모두 4,010명의 선출직 정치인을 뽑는다. 어마어마한 정치 일정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라 명명했다.
파주시민 한사람 한사람은 7명의 후보를 고르고 투표장에 가서 7번의 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제 19일부터 공보물이 전달되면 시민들은 후보들을 조금 더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보자. 공보물을 보고, 정책을 비교하고 투표장으로 가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까?
이것이 과연 지방선거인가?
첫 번째 의문, 과연 이것이 지방선거인가 하는 것이다. 올해는 대선이 끝난 지 2달이 지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방선거 후보 공천 문제로 거대 양당이 시끌법적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통령후보였던 이재명과 안철수가 국회의원 후보로, 김동연은 경기도지사, 홍준표는 대구시장으로 나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 선거가 무슨 선거인지조차 헷갈리 정도로 대선주자들이 모두 뛰고 있고, 대선 구도처럼 거대 양당의 대결과 각축으로 언론이 도배되고 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방선거
지난 대선은 투표율이 77.2%였다. 2년전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66.2%였고, 4년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0.2%였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에 비해, 국회의원에 비해 투표율이 무척 저조하다. 자기가 사는 지역의 현안을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가까이서 풀어줄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투표율이 가장 낮다는 것.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더구나 교육감 선거는 묻혀져서 무엇이 쟁점이 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정치가 중앙정부의 정치에 압도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전체 세수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공모와 매칭사업을 통해 예산을 늘려야 하는 조건에 있다. 2021년 현재 자급자족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단 하나도 없다. 지방정부라는 표현조차 못하게 법으로 막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예속되는 구조에 있는데, 이런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고 사람만 바꾸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자기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정치인, 정치적 과제, 정책을 찾는 과정으로 지방선거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지방선거 제도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시민의 삶터에 후보가 오게 하자
지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희망공약제안 이벤트를 하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이 후보들에게 공약제안을 할 수 있다. 대중교통 문제, 파주박물관 건립 등의 제안이 있다. 그러나, 참여가 저조하다. 만일 시민들이 희망공약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면 시민들이 모여 토론을 벌일 수 있고, 그 결과를 공론화하여 정치인과 후보들에게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나서서,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후보들에게 정책 제안을 해야한다. 우리가 후보의 팬클럽이 되는 것이 아니라, 후보가 우리의 정책을 들으러 오고, 약속을 하도록 불러야한다.
교통문제, 박물관 건립, 돌봄 문제, 주거환경, 기후위기, 노인일자리 등등 내 삶터의 문제를 후보에게 말하자. 진짜 문제를 말하자. 집값 문제가 아니라 주거문제이고, 아빠 찬스 문제가 아니라 교육 투자의 문제라고 말하자.
#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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