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창신동 모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 전국민의 최저생계 즉각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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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신동에서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 달 만에 발견된 이들의 죽음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비 적정 거처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난과 죽음이 수도요금 미납으로만 ‘발견’되는 이 사회와 복지제도에 분노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80대 어머니를 고혈압 등 지병을 가진 50대 아들이 돌보며 최근 십년간 지내왔다. 올 초에도 어머니는 주민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제도가 없는지 문의했다지만, 이들은 별다른 복지제도를 이용하지 못했다. 추측컨대 이들 모자가 살고 있는 1930년대에 지어진 낡은 집이 공시지가가 1억 7천만원이라 ‘정부의 기준에 따른 가난’에는 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기본재산액, 가혹한 소득환산제에 따른 복지 사각지대
가난에 빠진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다. 2000년 제도 시행 이래로 꾸준히 지적받은 바와 같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기준은 무척 낮고 복잡하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 모자는 살고 있는 집만으로도 기본재산액 6,900만원을 제외한 1억 100만원 중 주거용재산 한도액 1억 2,000만원 내에 해당하는 5,100만원에 대해서는 1.04%, 이를 초과하는 5,000만원에 4.17%가 소득으로 환산된다. 이는 각각 약 53만원과 200만원으로, 한 푼의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들 모자는 253만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모자가 생계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한 달 소득이 97만원 이하여야 한다.
기본재산액은 2009년 대도시 기준 5,400만원으로 인상된 이후에 10년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2020년 6,900만원으로 소폭 인상됐다. 그러나 이마저 ‘생계, 주거, 교육’ 급여에서만 인상되고, ‘의료’급여에는 해당하지 않아서, 이들 모자가 의료급여를 신청하였다면 이들의 소득은 한 달 339만원인 것으로 본다. 정부는 매번 빈곤층 복지제도에 큰 개선이 있는냥 홍보하지만 이것이 선진국 대한민국 빈곤층 복지제도의 실체다.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수급자라도 될 수 있는 사회에서 탈빈곤이 어떻게 가능한가?
약간의 재산만 가지고 있어도 소득으로 보는 높은 재산의 소득환산 비율과 너무 낮은 기본재산액은 모든 자산을 상실한 뒤에야 ‘수급자라도’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는 듯한 강퍅한 복지제도는 빈곤층의 빈곤을 더욱 항구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기본재산액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50%는 1천만원 이하의 재산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5천만원 이하인 경우가 88%에 달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중요한 역할은 무엇보다 현재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들 가구에게 필요했던 것은 환금되지 않는 주택에 대한 가혹한 소득환산이 아니라, 비 주택에 가까웠던 주거여건을 개선하고 소득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수급권이었다. 재산기준 및 소득환산 방식의 개선과 더불어서 지금 당장 시급히 요청되는 것은 실제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일단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다.
재산기준 등 갖가지 지침에도 불구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조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정부를 규탄하며 제도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2년 4월 22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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