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의 해법 “인식을 갈아엎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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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의 해법 “인식을 갈아엎자”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김진향
편집자주 지난 5월, 종전선언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법안’ 미 하원에서 발의되는 놀랄만한 진전도 있었다. 법안은 1953년 7월 한국전쟁 휴전협정은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시킨 것도, 최종적인 평화 정착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라며 전쟁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미국과 동맹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남북정상회담 국회비준 토론회도 국회에서 열렸다. 남북과 북미 정부간 간 정치적 일정은 없으나, 민간이 주도하는 평화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내와 해외에서 ‘한반도 종전 평화를 위한 전세계 1억명 서명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중단을 요구하는 미대사관앞 1인 시위는 매일 이어지고 있고, 남북철도잇기 한반도평화대행진은 4월 27일 부산에서 출발하여 7월 27일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다. 평화 운동 단체들의 온라인 강연과 토론회도 활발히 열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평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 70년 분단의 굴레를 벗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강한 열망이 평화운동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강연중 한반도평화경제회의가 주최하는 한평학당 강연을 지면에 초대하여 독자 여러분과 평화·통일에 대한 뜻을 나누고자 한다. |
중요한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행복이다. 분단 상태의 극복, 전쟁 상태의 극복, 평화가 진짜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동안 압도적으로 실천했던 비핵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비핵화는 잊어라. 평화를 실천하자.
한반도 평화대장정의 실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의 참여, 1차 남북 정상회담과 ‘올 해안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 북미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합의문,평양방문으로 이어진 3차 남북정상회담과 9.19 평양선언. 이 때 능라도 5.1 경기장에서의 문재인대통령의 연설은 남북 모든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러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고 이후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한반도 평화대장정이 실패했다.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잘못되었나
하노이 회담 노딜 이후 우리 정부는 비핵화 프레임, 한미동맹 프레임에 갇혀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후 북측은 2019년 12월 새로운 국가전략 발표을 발표했다. 미국의 적대 속에서 자력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라는 정면돌파 전술을 택했다. 북측은 2020년 6월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 폭파는 4.27 판문점 선언이 상징적으로 깨진 것이라 본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유일하게 남은 부분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였기 때문이다.
올 1월 북측은 제8차 당대회를 열였다. 여기서 ‘북남관계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시기로 되돌아갔다’고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북남관계에 대한 원칙적인 해법으로 적대적 관계의 해소’를 제시했다. 남측이 특별한 대책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다시 말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없는 한 북미 대화는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 보여진다.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이 의도적으로 북측의 군사적 강경대응 유도목적의 대북 적대행위를 할 경우, 북측은 남측의 정치정세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미국을 향해 2017년 위기를 능가하는 북미간 엄혹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한평학당 강연모습
인식을 전환하여 전략 기조를 바꾸자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전쟁종식, 평화실현이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 주체는 남과 북이지만, 그 이상으로 미국은 상수로 존재한다. 우리는 미국의 국가전략을 바꿀 수 없다. 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의 정책 기조를 바꿔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
1. 비핵화 프레임에서 평화 프레임으로 : 비핵화는 평화를 위한 수단이었다. 평화를 위해서 종전선언과 남북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는 평화프레임으로 바꿔야한다.
2. 안보전략에서 평화전략으로 : 안보는 소극적 평화, 평화는 적극적 안보이다. 안보는 평화의 수단이며, 안보의 목적이 평화이다. 그렇다면 평화로 적극적 안보를 가져오자.
3. 정부의 역할을 중재자에서 당사자로 : 핵문제 중재자에서 평화문제의 당사자가 되자. 한반도 문제의 주체로 역할을 하자.
4. 관계 중심축을 한미관계에서 남북관계로 : 한미공조와 제재의 틀에서 남북간 민족 공조와 화해의 틀로 전화하자
▲ 남북평화철도 잇기가 4월 27일 부산을 출발하여 7월 27일 파주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다.
비핵화는 잊어라! 평화를 이야기하자.
정부는 비핵화 프레임에 갇힌 인식의 오류, 정책의 실패를 극복해야한다. ‘북핵 문제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를 한 발짝도 못나간다’는 인식, 이것은 미국 네오콘의 논리이다. 평화를 위해서는 북핵문제도 풀고, 평화협정도 하고, 남북교류도 하고, 개성공단도 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평화를 위한다며 북핵문제를 제일 앞에 갖다놓았다. 언제부터 이런 인식을 하게 되었을까? “핵을 머리에 이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한 김영삼 정부의 논리이다. 신성불가침 비핵화논리이다. 그러나 비핵화는 평화를 위한 비핵화문제이므로, 평화를 위해 융통성 있게 비핵화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비핵화 우선론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정책이었다. 바탕에 핵전략에 대한 몰이해가 있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아닌 평화를 이야기해야 평화가 온다. 비핵화가 아니라 평화다.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 중재자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평화 협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 전세계 1억명의 서명을 받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이 진행중이다.
비핵화 담론은 분단유지를 위한 유령의 덫
비핵화 해야합니까? 왜 해야합니까? 가능합니까? 비핵화는 어떤 비핵화입니까? 북한의 비핵화입니까? 한반도의 비핵화입니까? 전세계 비핵화입니까?
기존의 남·북·미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요구했다. 지금 바이든은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전세계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6.16 싱가포르 합의가 절호의 기회였다. 그 때 스몰딜이든 빅딜이든 합의가 있었다면 북의 비핵화는 가능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회를 놓쳤다.
전쟁은 나라와 나라간 국방력의 차이가 압도적일 때 생긴다. 나라간 군사적 긴장이 생기면 전쟁이 나지 않는다. 북한과 미국은 70년 전쟁중이다. 최소한 미국이 대북 핵선제 공격 전략을 폐기해야 비핵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전제가 없는데 북이 비핵화를 하겠는가?
북핵문제의 근원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다. 북핵문제의 해법은 북미간 전쟁종식, 관계 정상화하고 평화를 실현하면 된다. 즉, 해법은 북이 핵을 갖지 않아도 되는 조건, 평화를 만들면 된다. 종전 평화협정을 통한 실질적 평화 구현이 가장 빠른 해법이다.
진짜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실천하면 된다.
진짜 평화는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부터
분단 유지가 목적인 미국의 비핵화 프레임에 갇혀, 판문점선언 평양선언에도 불구하고 실천된 합의가 거의 없다. 정부는 비핵화 중재자역(low-key) 내려놓고, 남북 평화협력 주체 되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은 미국이 풀도록 하고 우리 정부는 low-key로 대처하고, 남북 협력 평화정책 과제를 적극 추진해야한다. 미국에는 남북협력이 결과적으로 비핵화를 추동한다는 것을 설명하면 된다. 판문점선언 평양선언의 핵심 합의는 종전·평화협정 체결, 남북교류협력 사업 적극 추진이었다.
북측은 우리 정부의 비핵화 정책과 담론만 내려놓아도 남북 회담과 남북 협력에 나올 것이다.
비핵화 정책은 30년 분단의 유령의 덫으로 우리를 옥죄어왔다. 비핵화프레임은 제재 프레임, 반평화, 반통일 프레임이다.
* 지면 관계상 중략했음을 알린다. 김진향 이사장의 본 강연은 유튜브 채널에서 ‘한반도평화경제회의’나 ‘한평학당’을 검색하면 전체를 볼 수 있다.
정리 :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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