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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칼럼]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응원이겠지만..그 기대를 저버린다면 칼날이다..^^

입력 : 2018-06-18 10:31:36
수정 : 2018-06-22 14:32:12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응원이겠지만..그 기대를 저버린다면 칼날이다.

 

 

정권교체에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정부를 석권함으로써 촛불혁명이 완성되었다는 자평을 여러 곳에서 듣는다..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한 '형식적인 조건'이 갖추어진 것일 뿐 결코 완성이 아니다..

사람이 바뀌었다거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문재인정부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박근혜정부와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지 단지 촛불로 만들어진 정부여서가 아니다..

지방정부도 이와 다르지 않다..선거 기간 내내 민주당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문재인을 지키고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호소했지만..내 눈에는 문재인의 정책을 이해하는 후보도 또 그런 준비를 한 후보도 몇 안 된다..오히려 스스로가 권력욕에 가득찬 구태, 시류와 중앙권력에 기댄 촉새, 보신과 치부에 더 관심이 많은 잡배가 더 많다..여기에 2년뒤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지역위원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이들까지 포함하면..촛불혁명의 완성이란 자평은 오히려 '자뻑'으로 들릴 정도다..

그 옛날..혁명으로 오랜 독재자 소모사를 몰아내고 혁명의 주체인 산디니스타 정권을 세운 경험이 있는 남미의 니카라과는..바뀐 정권이 국민의 열망과는 다르게 자신들의 치부에만 몰두하다가 '소모사 없는 소모사 정권'이라는 비아냥 속에 반산디니스타 세력들과 또다른 내전을 시작하는 비극의 역사를 열었다..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변화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요..변화가 모두 긍정적인 것도 아니라는 증거다..이럴 때 듣게 되는 국민의 목소리가.."그 놈이 그 놈"이란 말이다..

문재인은 한반도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트럼프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정상회담이라는 이름으로 마주앉은 자리에서 "북미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트럼프를 보며..나는 문재인이 트럼프의 가랑이 사이를 기는 듯한 모멸감을 느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그꺼이 그 수모를 감수했다..결국 김정은과 트럼프는 싱가폴에서 만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역사적 서명을 이끌어냈다..

사람이 바뀌어도 내용이 바뀌지 않으면..국민의 눈높이에서는 '그 놈이 그 놈'으로 보일 뿐이다..힘들게 일한 자가 여전히 호구인 세상, 해처먹던 놈이 여전히 해처먹는 세상, 국민 눈치보다 상전 눈치만 보는 딸랑이가 여전히 건재한 세상이라면..누가 촛불혁명의 완성이라는 평가를 인정할 것인가..

길고 지루한 싸움 끝에 승리를 거머쥔 당선자에게도..명실상부한 제1당의 의석수를 갖춘 민주당에게도 일단 축하를 보낸다만..촛불혁명의 완성 여부도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바로 당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부탁하고 경고한다..

지난 탄핵 이후 기존의 정치지형을 지탱하던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촛불이 언제 당신들의 코앞에서 넘실거리게 될는지 모른다..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응원이겠지만..그 기대를 저버린다면 칼날이다..^^

 

 

 

글쓴이 : 낮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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