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직전 민통선 개발의 물꼬터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한다 - “현 정부 임기 내 착공”하겠다던 호언대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최종 동의
수정 : 2022-05-10 01:47:03
<성명서>
퇴임직전 민통선 개발의 물꼬터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한다
“현 정부 임기 내 착공”하겠다던 호언대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최종 동의
그간 DMZ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민간인통제구역 개발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라며 비판을 받아온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를 지어도 좋다는 최종 결정을 문재인 대통령 퇴임 직전에 했다.
환경부는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해 ‘조건부동의’ 의견을 지난 5월4일 국토교통부에 최종 통보했다.
그간 국토부는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무시하면서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를 무리하게 밀어 붙여왔다. 또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여 사업추진 여부에 최종 결정 권한을 갖는 환경부는 국토부의 압력에 무릎을 꿇어왔다.
내용도, 과정과 절차도 이해할 수 없다.
서부 DMZ와 민통선을 단절시키는 노선을 남북협력사업이라 포장해 추진
이 사업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2018. 4. 27 다음 날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 ‘문산-개성간 고속도로 TF 구성’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해 말인 2018년 국회는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결정을 했다. 우리는 그때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며칠 뒤 이례적으로 한국도로공사측에서 파주환경운동연합으로 노선도를 들고 찾아왔다. “위에서 빨리 만나라고 했다”는 것이 찾아온 이유였다.
이때 들고 온 노선도는 현재 결정된 대로였다. 임진강을 ‘평화대교’라는 이름으로 임진강을 건너 장단반도 서쪽 끝 일부를 거쳐 DMZ남방한계선을 따라 산줄기를 파괴하며 통과해 통일촌 마을 앞 백연리, 점원리 벌판에 인터체인지를 놓아 도라산역으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서부DMZ 생태의 핵심지역인 DMZ내 70년간 농사를 짓지 않아 자연습지가 된 벌판과 민간인통제구역 안의 백연리, 점원리, 장단반도 농경지와의 연결을 생태적으로 파괴하고, 단절시키는 노선이다. 평화대교라는 이름으로 놓는 임진강의 이른바 ‘평화대교’ 임진강 수생태계를 망가뜨려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도로이다. 명분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맞이하여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라는 것이었다.
그간 우리는 이 같은 내용을 의견서, 성명, 논평, 보도자료,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입이 닳도록 떠들어왔지만 정부는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전국의 150여개 환경‧시민사회‧농어민 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해할 수 없는 노선에 보수단체로부터는 “북한에 퍼주기용 도로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갈등예방협의회 회의장’과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연단을 점거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현 정부 임기 내 착공”해야 한다며 환경부의 ‘조건’를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서’ 제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예전에 볼 수 없던 국토부와 환경부의 행보였다.
환경부가 2020년 5월22일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조건부동의’ 한 것은 2022년 5월22일 이었다. 이때 환경부가 내건 ‘조건’은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를 추진하기 어려운 사실상 부동의에 가까운 조건이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도로공사 명의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의견서’(이하 의견서)를 2020년 7월 환경부에 냈다.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환경부의 조건보다 최종 동의된 현재의 안이 가장 우수하다며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을 조정 요청”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산하 한국도로공사는 요청의 근거로 4개 항목을 제시했다. “1) 4.27 판문점 선언 이행 및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핵심 사업 2) 남북협력 모멘텀 유지를 위해 現정부 임기 내 착공 필요 3) 미래 남북협력의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고속도로 신설 필요 4) 타당성 조사대비 환경피해 최소화”(의견서 6~7쪽)라고 주장했다. 이 중에서도 2)항의 “현정부 임기 내 착공이 필요”하다며 제시한 이유는 환경부의 조건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총사업비 협의, 사업자 재선정, 전면재설계 등 관련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해야 함으로써 사업이 약 1.5년 이상 지연되어 남북협력의지의 대외적 퇴색이 우려”된다고 했다.
급하게 밀어붙이려는 의도를 처음부터 드러낸 환경영향평가 절차
전략환경영향평가 다음 절차인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매우 급하게 밀어붙이려 한다는 의도를 처음부터 드러 냈다. 파주시장 명의로 된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 및 설명회‧공청회 개최공고’라는 제목의 공고가 파주시 홈페이지에 공고한 것은 2020년 12월14일 이었다. 공고문 내용부터 시기까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는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당국이 ‘5인 이하 집합금지’와 ‘1인시위 이외에는 실내외 모든 집회 및 시위금지’라는 초강수 행정명령을 내린 직후였다. 연말인데 아들딸 부부가 손주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찾아뵐 수 없고,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까지 제한하는 다급한 명령이었다. 방역당국의 행정명령에 따라 바로 전날 파주시는 다른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고했다.
또 공고문은 설명회와 공청회를 동시에 공고했다. 환경영향평가법상 공청회는 30인 이상의 주민이 서명을 하여 공청회 개최를 요구할 경우에 한다. 따라서 요청이 없으면 공청회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날짜와 장소까지 명시해 주민설명회 개최공고와 동시에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공청회 요청할거면 이날, 여기서 해’라는 오만을 드러내는 공고였다.
주민설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두 번에 걸쳐, 인원까지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쪼개기 설명회’라고 비아냥거리며 여기저기서 항의전화를 했고 결국 주민설명회는 3차례에 걸쳐 연기됐다.
이후 우리는 사업추진을 위한 법적인 명분 확보용 주민의견수렴 절차에 들러리를 설수 없다며 국토부 산하 한국도로공사에 모든 의견 제출을 거부했다. 환경영향평가서(본안)을 제출한 이후 환경부가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때 제시한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부동의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후 국토부 산하 한국도로공사가 환경영향평가서(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한 이후로는 모든 정보가 완벽하게 차단됐다.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보안통보내용, 보완서 등 관련 서류 모두를 받아보지 못했다. 협의가 완료되기 이전에는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협의가 완료된 이후에는 행정절차가 끝난 것인데 자료공개의 의미가 없다. 게다가 비공개 조치는 공개해야한다는 환경영향평가법의 내용에 어긋나는 시행령(제 76조 1항)을 근거로 했다.
그런 깜깜이 상황에서 환경부의 반대가 민감할 때 흔히 했던 ‘재보완’ 통보도 아닌 최종 협의의견을 대통령 퇴임 직전에 서둘러 했다.
환경부의 입장을 바꾸도록 한 것은 단지 ‘의견서’라는 문서 하나인가?
결론으로 우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DMZ생태를 파괴하는 환경부의 이번 ‘조건부 동의’의 출발이 됐던 환경부의 입장변화가 ‘의견서’라는 이름의 국토부 문서 하나인지 또 다른 압력은 없었는지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경고한다.
2022. 5. 9
임진강~DMZ 생태보전 시민대책위원회(임진강대책위)
공동대표 : 박경배, 이종민, 조영권
집행위원장 : 노현기(문의 : 010-9138-7545)
임진강대책위는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정비사업을 막기 위해 파주지역의 21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정당, 개별인사들이 2014년 모인 ‘임진강지키기 파주시민대책위’의 명칭을 변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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