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린 일 마무리 할 기회를 달라"-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파주갑 2선 의원 인터뷰
수정 : 2020-01-19 11:55:48
"벌린 일 마무리 할 기회를 달라" -윤후덕 더불어 민주당 파주갑 2선 의원
파주 금촌 토박이출신 향토의원
금촌에서 태어나 금촌 초등학교, 서대문중학교, 중동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76학번)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 대학원서 경제학 석사, 경기대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파평 윤씨 57년생으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쳐 온 중견 정치인이다. 부인 김은희와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유신항쟁으로 3차례 구속
그는 온화하고 평범하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반골성향이 강했던 청년시절을 보냈다. 박정희가 장기집권을 위해 발동했던 긴급조치 9호에 대항해 연세대 운동권 조직을 만들었고, 당시 김영환, 노영민, 우원식 같은 동료들과 함께 치열한 연합항쟁을 벌렸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소설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던 그는 84년 ‘세계’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려갔다. 그러나 1987년부터 사상적 자유와 인권을 다루는 책들을 발간하면서 국가보안법 상 이적표현물 출판혐의로 3년 동안 3번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 교도소생활로 심신이 지쳐버린 그는 출옥 후 출판사를 정리하고 그의 특기인 글쓰기를 통해 선거기획단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민주당 중진의원인 김원길 밑으로 들어가 충실하게 10년간 그의 보좌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 김원길 의원이 갑자기 민주당을 떠나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면서 김원길의 당 이적을 반대하고 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던 윤후덕은 당으로부터 의리를 인정받아 2002년 대선에서 선대위 부대변인 자리를 갖게 된다. 노무현이 당선되자 그는 청와대 정무비서관등 5개 비서관을 역임했고, 2007년 11월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남북총리회담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권유로 18대 총선에 고향인 파주에 출마했으나 민주당에 대한 인식이 워낙 바닥을 칠 때라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에 밀려 낙선했고 19대 총선에선 파주지역이 선거구가 2개로 나뉘면서 운정신도시 중심의 파주 갑 지역에서 정성근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20대 총선에서도 다시 출마한 정성근을 눌러 2선 의원이 되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친문 계열의 핵심 의원으로 분류되어 있다. 더불어 민주당 원내부대표(예산)를 지냈고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한일경제전 예산입법지원단장등이 그의 직함이다. 여기까지가 윤후덕의 밝은 이력표라면 그림자 속을 지나온 그가 있다.
그에게 드리운 그림자 사실일까?
재임 기간 중, LG 디스플레이 법무팀에 딸 변호사취업 청탁문제, 여기자 성희롱 문제, 보좌관 김 모 씨의 뇌물수수 및 입찰방해 의혹 논란이 그에게 드리운 그림자다. 정말 그게 어두운 팩트인지 그를 만나 직접 물어보았다. 딸 취업 청탁 건은 당 윤리심판원의 조사를 거쳤고, 또 검찰에서도 조사에 들어가 2016년 1월 무혐의로 사안을 종결했던 사항이라 묻지 않았고, 성희롱에 대해서 그는 “언론들이 전후 사정을 생략한 채 보도하는 바람에 오해 여지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조금 억울해 한다. “당시 바른 정당 홍철호 의원과 예결위 회의도중 회의장 밖에서 따로 만나 사안을 이야기하기로 했고 혼자 온다고 알고 있었어요. 협의가 잘 안될 때 흔히 1대1로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가니 홍 의원 양쪽으로 여기자 둘이 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왜 당신 싱글이 아니고 더블이냐? 라고 좀 유머러스하게 말했는데 그게 성희롱이 되나요?” 이게 그의 해명이고 “김 모 보좌관 뇌물수수 혐의는 전혀 근거 없는 사항”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사안은 아직까지 경찰수사가 진행 중 이지만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김 모 보좌관이 윤 의원 사무실에서 현재 까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좌관 김 모 씨의 혐의가 없음을 반증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번 선거에 다시 나오시나?
“물론입니다. 그 이유는 그간 벌려 놓은 일들을 마무리해야 하고, 또 앞으로 벌릴 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가 벌려 놓은 일들은 많다. 운정 시민들을 위한 숙원사업으로 교통부와 국토부를 쫓아다니며 대화-운정 3호선 연장을 8년간 가열차게 추진했으나 지금은 소강상태가 되어버린 사안에 그도 운정 주민들도 실망이 크다. 재임 중 운정지구에 야당역을 설치하고, GTX-A노선 파주 유치사항도 그의 업적이다. 운정3지구 개발이 보류 됐을 때 삭발과 단식투쟁으로 사업정상화를 이끌어 냈고, 요즘은 GTX-A 기지창 출입구 지역난방 지하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아직 관철시키지 못해 교하지역 주민들로부터 압박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
그의 입법 활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정책제안이 많다.
그가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보육원 출소 아동들을 위한 ‘보호 종료 아동지원에 관한 특례법’은 제안 설명이 끝나 해당 소위원회에 상정되어 있고 법안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 법의 요지는 18세가 넘어 사회로 나오게 되는 아이들이 적절한 주거나 건강, 인간관계, 취업 등 필수적인 생존조건에서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들을 위한 지원이 25세까지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 이 밖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출생신고를 인도적 차원에서 허용하는 법을 제안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으면 초등학교 입학도 안 되고 최소한의 의료혜택도 보지 못하니 어느 일정한 혜택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법안상정은 초기부터 난민반대 세력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바람에 머뭇거리는 단계다. 2018년 10월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축소하기 위한 개정안을 통과시켜 부동산 투기세력을 저지한 것도 그의 의정 성과다. 그는 최근 LG디스플레이가 파주 P10 공장에 10.5세대 OLED패널을 생산하는 시설을 만들었으나 아직 설비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가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조속한 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GTX 공사현장에서
“운정지구가 자족도시가 되려면 판교 테크노 밸리같은 ICT산단이 교하와 운정지구에 걸쳐 설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추가 교통인프라를 위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제2 외곽순환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고 주변인들과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소통하는 게 익숙하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말보다는 문자가 더 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고 천 여 년을 파평 윤 씨가 살았던 지역에서 그를 모르는 원주민들은 별반 없어 보인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하려다가 그만 두었고 의정보고대회를 하는 대신 팜프렛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그가 한 일과 그가 할 일’ 들을 소박하게 전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당내 후보경선까지 1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은 아닌가?
만만치 않은 후보 경쟁력속에 평가 엇갈려
하지만 그는 저력 있는 정치인이다. 현역의원이란 프리미엄과 오래 누적된 지역적 연고가 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파주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윤 후보가 청년시절에 품었던 청정한 사회개혁 신념이 변질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과연 그가 ‘더불어 민주당 파주 갑 후보경선’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조일출 후보와의 멋진 선의경쟁 또한 대한민국 민주정치 발전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으리라. 굴뚝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옷이 깨끗하지만 실제로 굴뚝에 들어가 청소하는 사람은 옷에 검뎅이가 묻기 마련인고로 지난 8년간 그의 공과를 지켜본 사람들의 판단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김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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