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DMZ에코 뮤지엄 시범사업 - ‘파주 평화인물 이야기 조사 연구사업 공개 워크샵 열려
수정 : 2020-01-02 06:50:23
경기북부 DMZ에코 뮤지엄 시범사업
- 김구가 지나간 자리, 북중군묘지 등 조사
‘파주 평화인물 이야기 조사 연구사업 공개 워크샵 열려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북부·DMZ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추진을 위한 시범사업 공모에서
12개 팀(총 4억 지원) 중 하나로 선정된 아시아문화네트워크(대표:방재석)는 지난 12월 7일과 8일 양일간 ‘파주평화인물 이야기 조사. 연구사업 공개 워크숍’ 및 팸 투어를 진행했다.
그리고 12월14일에는 ‘생명평화의 길’ 투어에 20여명의 시민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7일 저녁 파주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서 열린 공개 워크숍은 공개모집에서 선정된 20여명의 시민들과 연구발제자, 토론자등 30여명이 참석해 연구발표와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에코뮤지엄(Ecomuseum)은 일정한 지역을 범주로 정해, 그 지역의 주민 스스로, 지역의 유산을 발굴하고 조사 및 연구, 기획,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를 위해 경기만(灣)과 DMZ, 한강수계, 원 도심을 대상으로 경기 에코뮤지엄 기본 구상을 수립 지난 2016년부터 경기도 지사와 안산, 화성, 시흥 등 3개 시장이 협약한 경기만 에코뮤지엄을 조성하고 있고 이어 금년부터 경기북부와 DMZ권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성목적은 경기북부의 우수한 자연경관이나 근대유산을 재발견하고 브랜드화 시켜 주민 참여형 문화적 일자리 창출과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
이날 공개워크숍에서는 소설가 전민식이 ‘백범이 지나간 자리’를, 어린이 동화작가 장경선은 ‘북한군-중국군 묘지’, 소설가며 중앙대 문창과 교수인 방현석은 ‘조선어학회와 정태진, 출판도시’, 파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인 노현기는 ‘철책선을 넘나드는 임진강변 사람들’ 그리고 박인애 편집인은 ‘파주 평화인물 이야기 기초조사’에 대해 각기 4개월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주제발표에서는 김구 선생의 양아들이었던 김문량의 딸 김대실 재미(在美)다큐멘터리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김문량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다. 1948년 4월 김구선생이 남북연석회의 참석차 평양으로 향하던 중 두고 온 서류 때문에 본인의 개인사저인 종로의 경교장으로 전화를 걸기위해 당시 양아들 김문량이 운영하던 금촌 정미소에 들렸던 일화가 소개됐다.
방현석교수는 파주 출신 한글학자 정태진의 손자인 정시영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태진이 ‘조선어 큰 사전’ 편찬에 헌신 하던 중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되어 2년간 옥살이를 하고 해방되기 불과 1달 반전에 출옥했던 사건 등을 밝혔다.
그리고 장경선 작가는 장파리 인근에 조성된 중국군, 북한군 묘지의 명칭이 적군묘지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변천되어가는 정치적, 외교적 상황을 설명했다. 6.25전쟁 때 중국군으로 참전한 아버지의 유복자가 이곳 중국군묘지를 찾아 참배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타국에서 죽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중국 군인들이 참 안타깝다”고 말하고 “억울한 죽음 앞에서 정치적인 집단 이익만 챙기려는 정권들의 행태는 지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인애작가는 파주에 지역적 기반을 두거나 필연적으로 연관을 지은 역사적 인물로서 파주출신 독립운동가 윤기섭, 민주열사 장준하, 파주의 돈키호테 김낙중선생의 순수하고 치기어린 평화통일 운동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김신조 공비일당이 파주를 거쳐 서울로 잠입했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들을 몰고 북의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파주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박인애 작가는 파주는 분단과 평화의 길목에 위치한 도시이며 남한과 북한이 제일 먼저 접촉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임진강 철책선을 가운데두고 바로 눈 앞의 고향을 찾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애환과, 어부들의 생활상, 임진강변에 살아있는 생태환경 보존의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연구결과 발표에 이어 최석진 신부, 임현주 본보 편집국장, 김지숙 연극인, 정영한 교수 등이 포럼에 참가하여 각자 파주지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와 바램 등을 자유롭게 개진했다.
본보의 임현주 편집국장은 파주 지역 주민들의 문화 무관심과 파주안에서도 헤이리, 출판단지 등 문화지역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너무 뜸해 지역주민들 조차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하고 파주에는 보물같은 문화컨텐츠들이 많으나 이를 꿰어낼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편집국장은 이어 금촌 재래시장이 인근 첼시나 로데오 거리 때문에 해가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시의 정책입안자와 시민들이 힘을 합치면 파주를 실속 있고 아기자기한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파주에도 청정지역이 많은 만큼 반딧불이 축제를 무주만이 아닌 파주에서도 개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연히 파주지역을 지나다 한 장소가 너무 맘에 들어 바로 집을 계약했다고 밝힌 김지숙 연극인은 파주에서 보다 활기찬 시민운동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했고, 정영한 중앙대 미대 교수는 출판단지 문화공간의 유용성과 미래성을 강조했다.
이어 파주 성공회 최석진 신부는 파주는 광해군이 파주 교하(交河)로 천도를 하려고 했던 명당지로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화신백화점의 분점이 적성면에 설치 될 만큼 화려했던 물류역사가 묻혀있는 곳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수려한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독일의 에코뮤지엄을 예를 들어 최 신부는 “성공적인 에코뮤지엄은 생태 보존이 개발보다 언제나 선행되고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유도 되도록 추진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공개 워크숍에서는 주제발표와 함께 새로 개발된 3개의 평화 루트가 소개되었다
4개월에 걸친 조사와 현장탐방을 통해 개발된 이들 루트는 ‘전쟁, 기억의 길’, ‘통일 독립국가의 길‘ ’생명 평화의 길‘로 ’전쟁, 기억의 길‘은 민간인 학살터- 리비교- 칠중성-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북한군 중국군 묘지로 이어지는 길이다.
‘통일 독립국가의 길’은 정태진 기념관-금촌 정미소-장준하 공원-참회와 속죄의 성당/ ‘생명 평화의 길’은 임진각-마정리 강변철책길-운천리-정산리-장산전망대 로 이어지는 길로 개발됐다.
워크숍과 팸투어를 기획한 ‘아시아문화네트웍크’는 이번 조사연구원을 축으로 지역 시민단체, 시관계자 등을 포함한 파주 에코뮤지엄의 지속가능한 시민중심 협의체를 만들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석종 기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