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차 지뢰를 밟았어요.” 아찔한 순간.
수정 : 2018-09-10 15:39:11
“대전차 지뢰를 밟았어요.” 아찔한 순간.
파주 민통선안 대전차지뢰 발견, 국방부, 지뢰제거 안하나 못하나?
9월 6일 jtbc 뉴스룸에서 파주 민통선안 지뢰문제가 밀착카메라 코너에서 보도되었다.
지난 6월 민통선안 밭에서 농부 트랙터가 대전차지뢰 옆면을 밟은 일이 있었다. “뭐가 탁 튀어나오더라고. 내려가서 보니까 대전차지뢰가 바퀴를 한 번 밟았어요. 옆면에. 정면 위로 밟았으면 난리가 난 거죠.” 한 순간에 목숨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던 농부의 말이다. 이 지뢰를 신고한 이후 국방부는 ‘출입금지’표시만 해놓고 3개월째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jtbc 9월 6일자 뉴스룸보도내용)
이 곳에 jtbc와 동행한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소장이 탐지작업에 나서 대전차지뢰 2발을 추가로 발견하였다. 이 대전차지뢰는 6·25 전쟁 때 처음 실전 투입된 M15 지뢰로, 130kg이 넘는 무게로 누르면 터지는 것이다. 김기호 소장은 “대전차지뢰 한 발에 통상 대인지뢰 3발이니까. 이 위에 흙을 50㎝ 긁어내면 대인지뢰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매년 1~2건씩 터지는 지뢰인명피해만이 아니라, 영농활동을 비롯한 재산권행사에 방해가 되는 지뢰가 제거되지 않는 것은 국방부가 의무해태라는 지적이 있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은 말한다.
“파주 주월리 지뢰문제는 2016년 군이 지뢰를 제거한 지역입니다. 군 공병부대 능력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시 지뢰제거작전과 평화시 토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지뢰제거작업은 방법이 다릅니다. 원칙적으로 지뢰의 전투 유효수명이 최대 12년입니다. 12년이 되면 매설지뢰를 캐내고 다시 매설해야 하나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우리 군은 지뢰를 매설 후 유효 수명이 경과한 지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매설 당시 지표면에서 최대 깊이 5cm내 매설한 지뢰가 지형의 변화와 눈과 비. 바람. 낙엽. 복토 등으로 깊이 50~100cm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번 적성면 주월리는 임진강 제방이 설치되기 전 매설한 지뢰입니다. 제방 축조 후 군이 지뢰를 제거하지 않고 방치한 것을 제가 2006년 지뢰 매설지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확인지뢰지대 방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지역입니다. 2008년 포크레인이 굴착작업을 하다가 대전차지뢰가 폭발한 곳이기도 합니다. 9월 5일 10시 현장 방문하여 미세한 경보음 발생 3곳에 대해 특수개발 발굴장비를 활용하여 발굴한 결과 M15(1953년 5월 생산) 대전차지뢰가 지표 하 50~75cm에서 각각 1발이 발견되었습니다.”
국방부의 지뢰제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없어, 현재는 각 지자체의 예산 지원만을 기다리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올 봄 국방부는 지뢰제거 장비를 구입한다며 연천군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연천군은 이에 따라 지뢰제거장비를 구입해준 일이 있다. 또 2017년에 경기도와 파주시, 연천군이 2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육군 1사단과 25사단, 28사단, 5사단이 참여해 민통선 이남지역 75,277㎡에 대해 미확인지뢰제거사업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하는 지뢰제거 작업은 그 실효가 떨어지고, 국방부는 매년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지뢰제거 작업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전쟁 휴전 뒤로 63년이 지났지만, 매년 끊이지 않는 지뢰 폭발 사고로 전국에서 1000여명의 피해자들이 후유증에 신음하고 있다. 2001년 이후 지뢰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한 민간인은 50명이 넘는다. 2016년 한 해 민간인 지뢰 폭발 사고로 1명 숨지고 3명이 신체 일부를 잃는 중상을 당했고,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평화나눔회와 한국지뢰제거연구소 등 지뢰제거 비영리민간단체들은 “국방부는 지뢰제거를 위한 국방부 중기계획을 즉각 세우고, 예산 반영을 해야할 것”이라며 지뢰피해를 예방하는 실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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