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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와 맹꽁이 새로 이사 갈 집은 어디?

입력 : 2015-09-23 12:58:00
수정 : 0000-00-00 00:00:00

운정 3지구 6공구



금개구리와 맹꽁이 새로 이사 갈 집은 어디?



 





▲운정호수공원 내 맹꽁이 이주지역.



 



일단 맹꽁이 포획부터 시작한 LH공사, 반발하는 환경운동연합



2015년 7월 운정3지구 6공구 택지개발 현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서식처가 발견되었다. 환경청에서는 법적보호종 보호대책을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요구하였다. LH는 대체서식지로 이동시킨다는 명목으로 6공구의 맹꽁이를 제외한 1,3,4,5공구의 맹꽁이 포획허가를 받아 현재 포획이 한창 진행 중이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대체서식지가 아닌 금개구리와 맹꽁이의 고향인 3공구, 6공구에 습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까지 3회에 걸친 환경영향평가서에 금개구리, 맹꽁이 언급 없어



2007년, 2009년, 2011년 3회에 걸친 환경영향 평가 때 보호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사업 구간 내에서 멸종위기종 생물이 발견되면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2015년 7월 파주환경운동연합이 시민생태조사단과 함께 운정3지구 택지개발 현장 주변에 대한 양서류 모니터링 중 공사장 인근 묵논에서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발견하였다.



 



“묵논으로 된 습지에는 부들과 여뀌가 들어와 있고 자연 상태에서는 보기 힘든 물방개와 풍년새우도 금개구리와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축구장만한 면적인 이곳에는 백로와 황로, 흰뺨검둥오리, 해오라기, 도요새 등 100여 마리가 먹이터와 쉼터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새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 개구리들이 많기 때문이죠.”



 



파주환경운동연합 정명희 국장은 이들 모두가 생태적으로 귀한 것들이고 소중히 보호해야 할 생물들이라고 말한다.



 





▲몸을 숨길 풀들이 모두 베어진 자리, 공터가 휑하다.



 



대체서식지에 대한 논란,원서식처 보전과 운정호수공원 이주



양서류전문가와 환경운동연합은 금개구리와 맹꽁이의 원서식처에서의 보전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공원 부지로 할당된 비율을 활용하여 단지 내에 습지형태의 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또한 현지 내의 습지보전을 위해서 현재 6공구 안전망 쳐놓은 곳에 토사가 흘러내리니 옹벽부터 설치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LH와 LH로부터 맹꽁이, 금개구리 이주 용역을 받은 환경업체 G사의 주장은 환경운동연합의 주장과 다르다.



“지금 금개구리가 살고 있는 곳은 사실 금개구리가 살 만한 환경이 못 됩니다. 언제나 물이 고여 있는 곳이어야 금개구리가 살 수 있는데 농수로는 농번기 때만 물을 대기 때문에 금개구리에게 적합한 환경은 아닌 거죠. 차라리 다른 습지로 이주시키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됩니다.”



 



금개구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G사는 말한다. 현재의 서식지를 보전하려고 해도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이때도 새집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2년이 필요하고, 서식처를 운정호수공원에 조성한다고 해도 역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G사는 김포습지 등 금개구리가 안착할 수 있는 곳으로 일단 이주를 시키고 서식처를 조성한 다음 다시 데려오자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서식지 보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환경전문가들은 6공구 일부를 성토해서 소리천 쪽으로 연결하여 이동통로를 만들어주고 묵논을 녹지공원으로 하기 위한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LH측은 이미 토지계획이 작성되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조정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LH측 운정호수공원으로 이동 위한 맹꽁이 포획 시작, 대체서식지 성공사례 없다 반발하는 환경운동연합



운정3지구 6공구는 흙을 쌓아두는 사토장으로 이용될 예정이었고 이에 따라 주변에는 이미 흙이 쌓여가고 있다. 덤프트럭의 소음과 진동, 쓰레기 적치 등으로 금개구리와 맹꽁이의 서식지가 훼손될 우려가 높은 상태이다. 환경부의 보전방안 시행 통보에 따라 6공구에는 현재 보호안전망이 설치되어있다.



 



그런 한편 LH는 8월에 운정호수공원에 대체서식지를 마련하겠다는 의견과 함께 금개구리, 맹꽁이 포획 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9월 8일 환경청에서는 금개구리가 있는 6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해 맹꽁이 포획허가를 내주었고 현재 G사에서는 맹꽁이 포획이 한창이다. 그러나 운정호수공원이 금개구리 대체서식지로 부적합하다는 것은 LH가 환경청에 제시한 자료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운정호수공원은 수환경과 육상환경이 적응해가는 과정에 있으며, 수환경은 하상구조가 단순하며 바닥기질이 얕아 수생생물상이 단순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므로 금개구리의 서식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맹꽁이 포획 시 사용되는 '주머니 함정', 벌레를 넣어 맹꽁이를 유도한다.



 



환경운동연합은 대체서식지 조성이나 포획이주는 실제로 멸종위기종의 개체군 유지나 증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맹꽁이는 다른 양서류보다 땅 속에서 지내는 기간이 깁니다. 장마철, 짝짓기철도 지나 날씨마저 쌀쌀해지는 9월에 맹꽁이를 이주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지금 하청 업체가 맹꽁이를 포획하는 주머니함정(pitfall trap) 방법은 극히 소수의 성체를 옮길 뿐이고 나머지는 공사 현장에 매몰되기가 쉽습니다. 특히 대체서식지 안에서 맹꽁이의 경우 1년 정도 후면 자취를 감추게 되고 이렇게 개체 수 감소가 일어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전국적으로 공사로 인해 양서류의 개체수와 서식지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맹꽁이의 대체서식지가 성공한 사례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환경운동연합은 말한다. 대체서식지는 결국 인간을 위한 시설일 뿐이다. 도시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한 귀퉁이에서 힘겹게 숨을 이어가고 있는 이 땅의 작은 생명들에 대한 배려가 꼭 필요하다. 우리 인간도 어쩌면 지구를 이루는 작은 생명 중의 하나일 지도 모른다.



한편 운정3지구 건설 예정 규모는 약 4만 가구, 약 16만 명의 인구가 유입될 예정이다. 



 



 



글 이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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