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고 평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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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平靴), PEACE SHOES
평화(平靴)가 만들어지기까지
평화(平靴)의 탄생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5년 파주의 지역 신문 ‘파주에서’에서 디자인 공모가 있었습니다.
“통일과 평화를 예술로 설계한다”는 주제로 생산자와 작가가 통일로 예술을 만든다, 는 취지의 행사였습니다. 그때의 당선작이 바로 평화신발이었습니다.
하나는 왼 손 오른손이 만나 함께 서로 오가는 모습을 형상화 하며, 남과 북이 두 손 모아 하나가 되는 모습을 표현했고
또 하나는 왼발과 오른발을 나란히 모으면 하나가 된 한반도 지도 형상이 나타나는,
남과 북의 화합과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가 담긴 가죽으로 만든 수제 구두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제작에 옮기는 것이 여의치 않아 공모는 그저 공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어느덧 3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분위기가 해소되어 가는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이즈음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던 평화(平靴)가 생각이 나서 꺼내 보았습니다. 예전과 같은 신발인데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염원으로 그쳤던 남과 북의 평화가, 이 신발에 담긴 메시지가 이제는 현실에서 실현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겨난 겁니다.
그래서 이 평화를 다시 세상에 내놓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平靴)가 평화(平和)로 가는 길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말입니다.
평화통일의 관문인 파주, 조금만 걸으면 북녘 땅이 그대로 보이는 접경지대인 헤이리에 몇몇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사업협동조합인 “꼴통”이 있습니다.
예술로 사람을 통하게 하고, 다양한 장르가 모여서 소통하며 평화를 향하는 문화예술창작기지입니다. 우연이지만 마치 필연인 것처럼 꼴통과 평화신발이 만나 새로운 염원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평화(平靴)를 신고 작은 발걸음이 큰 보폭이 되기를 바라며 시작합니다.
우리의 평양냉면처럼 평화(平靴)도 함께 회자 되고 싶습니다.
옛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많이도 다른 일상생활로 인해 어색하기도 하지요.
‘무슨 얘기를 해야하나...’싶어집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그 모든 긴장의 분위기가 해소된 이후
우리는 일상에서 북한 사람들과 무슨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참 오랜기간 너무도 다른 생활을 해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어색한 분위기 속에 끙끙대던 중
공통점 하나 발견하면 참 반가워집니다.
“너도?”
“나도!”
각자의 다른 생활 속에서도 이런 공통점이 있었구나 하는 마음에 괜스레 더 정겹고 반가워집니다.
지난 4월 남북 합동 공연 이후로 평양냉면 얘기가 많이 회자되었습니다.
원류는 같지만 육수나 면, 먹는 방법도 조금은 다릅니다. 하지만 남과 북이 남녀노소 가림없이 좋아하고 하나의 화제에 올릴만큼 관심이 많습니다.
어찌보면 참 사소한 것들이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에 서로 반가워하고, 궁금해하고, 재미있어했습니다.
우리는 평화(平靴)가 그런 신발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平靴)가 일상적인 대화의 좋은 마중 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平靴)가 서로에게 친근함을 자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빨리 개성공단이 열려, 많이 만들어져서
남에서도 신고, 북에서도 신어 서로에게 회자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도 평화(平靴)가 있는데~”
그 평화(平靴)신고 금강산에서 캠핑도하고 제주도에서 자전거여행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짝짝이가 한데 모여 하나를 완성하는 평화(平靴)
서로 다르지만 함께함으로 조화를 이룹니다. 그게 곧 평화(平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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