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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과 착오의 학교 ③ 등과 허리 상태로 감수성 알 수 있다

입력 : 2015-05-07 11:21:00
수정 : 0000-00-00 00:00:00

시행과 착오의 학교 



볼 시(視), 다닐 행(行), 어그러질 착(錯), 깨달을 오(悟)라고 해서 각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삶의 어그러진 곳을 깨닫기 위한 배움터라는 의미입니다.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좀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등과 허리 상태로 감수성 알 수 있다



 



 



 



 



사람의 뒷모습이 시(詩)



사람들의 뒷모습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한 편의 시(詩)를 읽는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평범한 단어와 일상적인 문장이 모여 한 편의 시가 만들어지듯이, 누구나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람을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곳이 뒷모습이다. 우리네 부모님의 뒷모습을 볼 때면 그 분들의 지난 세월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도 뒷모습이 가진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른 신체부위보다 더 솔직하며 꾸밈이 없기에 아름답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변형•왜곡되지 않은 감각정보를 수용하는 인체 뒷면



이런 맥락에서 인체 뒷면(後背)은 감각기능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감각(感覺, sense)’이란 신체에 반응하는 가장 원초적인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인체 뒷면은 우리 몸에서 평생 직접 볼 수 없고 닿을 수도 없는 유일한 부위로, 항상 외부를 향해 열려 있기 때문에 개인의 자의적 해석으로 변형•왜곡되지 않은 감각정보를 수용하는 주요한 인터페이스가 된다. (발생학적으로 보면, 배아 초기에 생기는 세 가지 배엽 중 가장 바깥층을 이루는 외배엽에서 신경계통이 분화되어 만들어지는데, 인체 뒷면에 위치한 척추는 신체 안팎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전자기적 신호를 한데 모아 뇌로 전달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한다.)



 



등과 허리를 보면 감수성 보여



그래서 인체 뒷면, 특히 등과 허리의 상태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감수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대체로 이 부분이 유연한 사람들은 매사에 관심(호기심)이 많고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편인데, 그만큼 외부의 정보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감각기능이 원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루해서 축 늘어져있다가도 무언가 흥미로운 것이 생겼을 때 등과 허리가 바로 서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반대로 등과 허리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뻣뻣하게 되거나 힘없이 구부정해지면 감각이 무뎌져 평범한 동작에도 실수가 잦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쉽게 놓치거나 발을 자주 헛딛기도 하며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는 멍 자국이 자주 생기게 되는데, 만일 이 상태가 지속되면 몸이 나른해지고 만사가 귀찮아져 수시로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며 다리에 쥐가 자주 나게 된다. 이는 우리 인체에 구체적인 액션을 추동하는 1차 시그널인 관심(호기심)이 신체 뒷면을 통해 힘 있고 고르게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은 감수성이 무뎌진 것



그렇다면 허리통증은 어떻게 봐야할까? 운동부족과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생활환경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앞서 새로움에 대한 감수성이 무뎌져 익숙한 것만 반복하려는 습관이 누적됐을 때 발생하는 감각 장애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허리통증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바른 자세로 걷기가 많이 제시되는데, 한 자리에만 머물지 말고 이곳저곳 새로운 환경 속에 자신을 던져 무뎌지고 나른해진 감각을 일깨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어느덧 완연한 봄이다. 만물이 새롭게 소생하는 이때,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다시 펴서 새롭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잠들었던 우리의 감각을 다시 회복해보자.



 



 



글 카페방하 봄동 유창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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